경찰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시속 30㎞ 속도 제한을 심야 시간대와 공휴일에 한해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찰청은 최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교통 흐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실무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조치는 어린이 통행량이 급감하는 시간대의 규제를 합리화하여 운전자 불편을 해소하려는 취지다.
경찰청은 24시간 내내 시속 30㎞로 고정된 스쿨존 속도 제한 기준을 시간대별로 탄력 운영하는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초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발주된 연구 용역은 어린이 보행자가 적은 심야 시간과 공휴일의 속도 제한 완화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향후 정부 내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총괄 태스크포스(TF)'에 제출되어 최종 정책 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 TF 역시 스쿨존 속도 제한 규제의 경직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관련 절차는 상당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행 체계하에서 스쿨존 속도 제한 완화는 별도의 도로교통법 개정 없이도 시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신속한 추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행정적 절차만으로도 지역별 교통 여건에 맞춘 유연한 규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구체적인 완화 방식은 어린이 유동 인구가 거의 없는 심야 시간대나 공휴일에 제한 속도를 시속 40~50㎞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 안전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정상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책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그간 운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어 온 심야 시간대 과도한 저속 주행 강요에 대한 불만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서울 시내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보행자 사고 데이터는 이러한 정책 변화의 객관적 근거를 뒷받침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 사상 사고의 절반가량은 하교 시간대인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발생한 79건의 사고 중 41건이 해당 시간대에 집중되었으며, 이러한 집중 현상은 매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도별 사고 통계를 상세히 살펴보면 2024년에는 전체 91건 중 45건이 하교 시간대에 발생하여 약 49%의 비중을 기록했다. 2025년 역시 전체 115건 중 56건이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에 발생하며 48% 수준의 높은 사고 집중도를 유지했다. 반면 심야 시간대나 공휴일의 사고 발생 빈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아 일률적인 규제 유지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미 경찰청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전국 스쿨존 1만 6,000여 곳 중 78곳을 대상으로 시간제 속도 제한 방식을 시범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해당 구역에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제한 속도를 시속 40~50㎞로 상향하여 교통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연구 용역은 이러한 시범 운영의 성과를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의 성격이 짙다.
다만 규제 완화에 따른 안전 공백을 우려하는 학부모 단체 등 일부 시민 사회의 반발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심야 시간대나 공휴일이라 하더라도 스쿨존 내 어린이 부상자가 드물게 발생하는 사례가 있어 완전한 안전지대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실제 규제 완화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의 소통 및 충분한 숙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통 전문가들은 통계적 근거에 기반한 규제 합리화가 법치주의와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억제보다는 사고 유발 요인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시간대별로 차등화된 안전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현대 교통 행정의 흐름이다. 경찰은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과 편의 사이의 최적점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경찰은 연구 결과가 도출되는 대로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TF와 협의하여 구체적인 전국 확대 일정과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속도 제한 완화가 시행되더라도 어린이 통학 시간에는 단속을 더욱 강화하여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도 세워두고 있다. 규제의 유연성 확보가 자칫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보완책 마련이 정책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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