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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배분율 70% 대 60% 평행선, 성과주의 원칙 훼손 우려 증폭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성과급 배분율 70% 대 60% 평행선, 성과주의 원칙 훼손 우려 증폭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성과급 재원의 공통 배분 비율을 둘러싼 극심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의 70%를 사업부 실적과 무관하게 공통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이를 성과주의 원칙에 역행하는 역차별로 규정하며 60% 상한선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적자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배분 비율을 핵심 쟁점으로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협상의 최대 분수령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영업이익을 사업부별로 어떻게 차등 지급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노조는 전체 재원의 70%를 균등 배분하여 사업부 간 격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실적 기반의 보상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노동조합이 제시한 안은 올해 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하고 이 중 70%를 부문 전체에 공통 배분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30%만을 각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함으로써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수혜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요구는 사업부별 성과 격차가 보상 격차로 직결되는 기존의 시장 지향적 보상 체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성격을 띤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인 성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측은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초과할 경우 기존 성과급 외에 이익의 9~10%를 추가 지급하되, 공통 배분율은 60%로 제한하고 나머지 40%를 실적에 따라 배분하는 안을 역제안했다. 실적이 우수한 사업부 인력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역차별 문제를 방지하고 조직 내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DS 부문은 53조 7천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사업부별 명암은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사업부가 전체 이익을 상회하는 54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비메모리 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기여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만약 노조의 안이 수용될 경우 수십조 원의 흑자를 낸 부서와 적자를 낸 부서가 거의 유사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될 위험이 크다.

산업계에서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 이처럼 무리한 배분율을 요구하는 배경에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7만 6천 명을 넘어섰던 조합원 수는 최근 완제품(DX) 부문 인력의 이탈로 인해 7만 명 수준까지 급감하며 법적 과반 지위가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약 2만 명에 달하는 비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지지를 확보하여 세력을 유지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특정 사업부를 챙기기 위한 협상 전략이 전체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내 소통방을 통해 "협상이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를 고민해 보자"며 내부 갈등의 일단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내 게시판에는 노조가 흑자를 낸 메모리 사업부의 기여도를 외면하고 있다는 성토와 함께 파업 강행 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더 불리한 조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 피플팀장은 "성과주의 원칙은 삼성의 경쟁력을 유지해 온 근간이며 이를 타협의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조가 시장 원리를 무시한 평등주의적 분배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우수 인재의 이탈과 조직 경쟁력 약화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의 이익 창출 기여도에 따른 차등 보상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기본 질서이자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향후 협상은 21일로 예고된 총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지을 마지막 사후조정 결과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이 배분 비율 10%포인트의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생산 차질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다만 노조 내부의 분열과 성과주의를 중시하는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극적인 타협 가능성이나 정부의 공권력 개입을 통한 강제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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