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22명 사상'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60대 운전자 금고 4년 구형... 페달 오조작이 부른 참극

이겨례 기자
'22명 사상'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60대 운전자 금고 4년 구형... 페달 오조작이 부른 참극
©연합뉴스

 

검찰이 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화물차를 몰고 돌진해 22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에게 금고 4년을 구형했다. 19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인명 피해의 엄중함과 유가족 합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운전자의 치명적인 조작 실수로 확인되었다.

60대 화물차 운전자 A씨는 지난해 11월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을 몰고 돌진하여 4명을 숨지게 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19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7단독 황방모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에게 금고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구형은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과실 정도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검찰은 피고인이 피해자 일부와 합의한 점을 구형의 주요 참작 사유로 공식 밝혔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구속 수감되는 형벌이나,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은 부과되지 않는 법적 특성을 지닌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의 결과가 매우 무거우나 유가족과의 합의 노력이 있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결과 운전자의 연쇄적인 조작 실수가 대규모 인명 피해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차량 변속기를 후진 상태에 둔 채 하차했다가 차량이 움직이자 이를 멈추기 위해 급히 승차하는 과정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우를 범했다. 당황한 상태에서 변속기를 주행(D) 모드로 조작하고 다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서 차량은 시장 내부로 급격히 돌진했다.

트럭 내부에 설치된 '페달 블랙박스'는 사고 순간의 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핵심 증거물로 채택되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당시 A씨가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지속적으로 밟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이는 단순한 기기 결함이나 차량 급발진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운전자의 조작 미숙이 사고의 본질임을 입증하는 강력한 물증이 되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진심 어린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는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자신의 과실로 인해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점에 대해 깊은 후회를 표명했다. 현재 A씨는 사고로 사망한 4명 중 3명의 유가족과 합의를 마친 상태이며, 남은 유가족과도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부상자 18명에 대한 치상 혐의는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 등을 근거로 경찰 단계에서 이미 불입건 종결 처리된 바 있다.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사고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고 종합보험에 가입된 경우 부상 사고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이러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사법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다.

피고인이 5년 전부터 앓아온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판명되었다. 의료계의 정밀 감정 결과 해당 질환이 사고 당시 운전자의 인지 능력이나 신체 제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는 지병에 의한 불가항력적 사고가 아닌, 순수한 운전 조작 과실에 무게를 싣는 근거가 되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치상 혐의가 면제된 점에 대해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 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운전자의 책임을 보다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과 같은 인파 밀집 지역에서의 안전 운전 의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법무법인의 한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운전자의 찰나의 실수가 시장이라는 특수 공간에서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과 합의 노력, 그리고 사고의 막대한 결과 사이에서 법적 정의를 구현할 최종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번 결심공판 내용을 바탕으로 법리 검토를 거쳐 조만간 A씨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령 운전자의 조작 실수 방지를 위한 기술적 보완책 마련과 전통시장 내 차량 통행 제한 등 제도적 안전장치 강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향후 유사 사고에 대한 처벌 수위와 합의의 효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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