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앞두고 반도체 생산 라인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하루 7,087명의 필수 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근거한 조치로,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공정의 중단을 막기 위해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다. 노사 간 성과급 제도 개선을 둘러싼 막판 협상이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가장 심각한 생산 차질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보낸 공문을 통해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업무 2,396명과 보안작업 4,691명 등 총 7,087명의 근로자가 정상 출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회사는 글로벌 제조 및 인프라총괄 사업부의 소방방재팀과 AI센터 사업부의 데이터센터팀 등 핵심 시설 관리 인력을 필수 근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파업 상황에서도 반도체 공정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에 기반한 결정이다.
보안작업을 위한 필수 인력은 반도체 사업 부문별로 세분화되어 배치될 예정이며 각 사업부의 특성에 맞춘 인력 규모가 확정됐다. 메모리 사업부 2,454명을 비롯해 파운드리 1,109명, 반도체연구소 566명, 시스템LSI 162명 등이 구체적인 필수 투입 인원으로 명시됐다. 첨단 공정이 집약된 반도체 라인은 단 일시의 가동 중단으로도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고도의 보안과 세밀한 관리가 요구되는 영역이다.
앞서 법원은 삼성전자가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시설 손상 방지와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한 인력 투입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 생산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거나 시설에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했다. 또한 근로자의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 역시 금지 대상에 포함시켜 노조의 단체행동권이 기업의 핵심 자산 보호 의무를 침해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초기업노조 측은 사측의 요구에 대해 구체적인 파트별 인원 특정 자료를 요구하며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쟁의 참여의 자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비조합원을 필수 인력으로 우선 배치해줄 것을 사측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파업의 효력을 극대화하려는 노조와 생산 현장의 공백을 메우려는 사측 사이의 인력 배치 주도권 싸움이 본격적인 파업 전부터 격화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공문을 통해 "노조는 근무표에 의해 안내받은 조합원들이 정상 출근해 안전업무와 보안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강조하며 노조의 협조를 촉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24시간 가동이 필수적인 국가 기간 산업인 만큼 노조의 파업권 행사가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훼손하는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법치주의와 시장 질서의 원칙에 따라 노사 양측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고수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향후 이틀간 진행될 노사 간의 협상 결과가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 경쟁력과 향후 노사 관계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자칫 글로벌 고객사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생산 라인의 불안정성은 시장 점유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효율성과 경영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보수적 시장 논리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파업 위기는 한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파업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며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 인력 투입을 통해 최소한의 가동률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면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의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노사 양측이 극단적 대립보다는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도출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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