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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에현 공무원 '국적 장벽' 부활 시도 철회... 재일민단 등 반발에 개방 기조 유지

이겨례 기자
日 미에현 공무원 '국적 장벽' 부활 시도 철회... 재일민단 등 반발에 개방 기조 유지
©연합뉴스

 

일본 미에현 정부가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외국 국적자를 배제하려던 국적 요건 부활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을 비롯한 동포사회와 지역 시민단체가 강력히 항의하자 미에현은 2026년도 공무원 채용 공고에서 기존의 외국인 응시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행정의 보안성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지자체의 시도가 다문화 공생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충돌하여 무산된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 미에현 정부가 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외국 국적자를 배제하려던 국적 요건 부활 계획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지역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자 미에현은 2026년도 공무원 채용 공고에서 기존처럼 외국인의 응시 자격을 보장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행정의 보안성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지자체의 시도가 다문화 공생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부딪혀 무산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이치미 가쓰유키 미에현 지사가 공무원 채용 시 국적 제한을 다시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이치미 지사는 외국으로의 정보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기존의 개방적 채용 방침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사의 발언 직후 미에현은 현 주민들을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구체적인 제도 변경 절차에 착수하며 동포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미에현은 지난 1999년부터 직종별 국적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행정의 문턱을 낮추어 온 대표적인 자치단체 중 하나였다. 현재 미에현 내 전체 49개 직종 가운데 44개 직종에서 국적과 관계없이 인재를 채용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내에서도 상당히 진보적인 조치로 평가받아 왔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내부 행정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재일동포의 권익을 대변하는 민단은 미에현의 방침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조직적인 철회 운동을 전개했다. 민단 중앙본부와 중앙인권옹호위원회, 미에현민단본부는 올해 초 미에현청에 외국인 배제 추진을 중단해달라는 공식 요청서를 합동으로 제출했다. 민단은 요청서를 통해 미에현의 행정 운영이 그동안 국적에 관계없이 능력과 적성을 중시해왔음을 강조하며 기존 제도의 존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민단은 미에현이 20년 넘게 유지해 온 개방적 채용 제도가 이미 현정 운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여러 행정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을 이유로 일괄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다. 특히 개별 직무의 성격이나 실제 보안 관리 실태를 정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국적만을 잣대로 삼는 것은 법치주의적 공정성에 어긋나는 행정이라는 비판을 덧붙였다.

미에현 내 다른 자치단체장들과 변호사회, 각종 노동조합 등 일본 현지 사회의 각계각층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들은 외국인 배제 조치가 일본 사회가 지향해야 할 다문화 공생의 길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정 국적을 가진 주민을 잠재적인 정보 유출자로 간주하는 행정 프레임이 사회 전반에 외국인에 대한 불신과 차별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젊은 재일동포 세대 역시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미에현의 방침에 항의하며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 지난달 미에현청을 방문한 한 30대 재일동포 남성은 국적 요건 부활과 관련된 찬반 설문조사 결과의 공표를 중단하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주민이기 이전에 세금을 납부하는 지역 사회의 일원임을 강조하며 배제 조치가 차별이자 괴롭힘에 가깝다고 성토했다.

행정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의 정보 보안 강화와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 국적 요건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방 행정의 핵심 업무가 국가 사무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보안 유지의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가 특정 집단에 대한 보편적인 권리 침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장 질서와 인권 사이의 균형적 시각이다.

이번 철회 결정에 대해 민단 측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향후 일본 지자체들의 행정 방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이중 민단 단장은 "민단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이며 외국 국적 직원의 공헌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개방적 행정 운영을 유지해 달라"고 밝혔다. 민단은 앞으로도 동포사회의 권익을 보호하고 일본 사회 내 차별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감시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미에현의 이번 사례는 일본 내 다른 지자체들이 추진하려는 유사한 제한 조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감소 시대에 외국인 인력의 활용이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필수적인 상황에서 국적을 이유로 한 배제는 지자체의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향후 일본의 지방 행정은 보안의 강화와 인재의 다양성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보다 정교한 제도적 설계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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