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금리 상승의 역설, 국내은행 1분기 순이익 6.7조 원으로 4% 감소

정휘 기자
금리 상승의 역설, 국내은행 1분기 순이익 6.7조 원으로 4% 감소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금리 상승에 따른 비이자이익 급감과 판매관리비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자이익은 대출 자산 확대와 마진 개선에 힘입어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시장 금리 변동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 손실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권의 손실 흡수 능력 확충을 강력히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은행의 수익 구조가 금리 상승이라는 양날의 검 아래에서 변동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영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 7,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6조 9,000억 원)보다 3,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이자수익자산의 증가로 이자이익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비이자 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은행별 실적을 살펴보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은 소폭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일반은행의 전체 순이익은 4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인터넷 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1,000억 원과 100억 원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 시중은행은 전년 대비 200억 원 감소하며 주춤했고, 농협과 수협 등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2조 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000억 원이나 급감했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동반 하락하며 경영 효율성이 저하되었음을 보여주었다. ROA는 0.64%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으며, ROE는 8.68%로 전년보다 0.89%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과 자본에 비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규모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시장 금리 상승이 은행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이자이익은 15조 8,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조 원 증가하며 6.4%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이 3,393조 9,000억 원에서 3,556조 원으로 늘어난 데다, 순이자마진(NIM)이 1.53%에서 1.56%로 개선된 점이 이자이익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년 대비 35.6% 급감한 1조 3,000억 원에 그쳤다. 특히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조 6,000억 원이나 감소하며 적자로 전환된 점이 비이자 부문 부진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이 보유한 채권 등 유가증권의 평가 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경영 비용 측면에서도 인건비와 물건비가 동시에 상승하며 은행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는 총 7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0억 원 증가하며 5.4%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인건비는 4조 3,000억 원으로 1,000억 원 늘었고, 물건비 역시 2,000억 원 증가한 2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되어 고비용 구조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대손비용은 1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 원 감소하며 수익 감소 폭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의 수익성 하락이 일시적인 유가증권 평가 손실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보면서도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임을 감안해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이익 감소가 시장 질서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과도한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이자이익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큰 현재의 수익 모델은 금리 환경 변화에 따라 은행의 기초 체력을 언제든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 은행들이 위험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국내은행들은 견조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등 공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다. 금리 변동성이 상존하는 만큼 은행들은 보수적인 자산 운용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리#상승의#역설#국내은행#1분기
금리 상승의 역설, 국내은행 1분기 순이익 6.7조 원으로 4% 감소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