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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경영평가 2년 연속 1위 수성…카카오 첫 톱10 진입

이성경 기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경영평가 2년 연속 1위 수성…카카오 첫 톱10 진입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국내 500대 기업 경영평가에서 800점 만점에 648.3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2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615.4점으로 2위를 유지했으며 KT&G와 셀트리온이 각각 3위와 4위로 급부상하며 상위권 지형 변화를 주도했다. 카카오는 경영평가 시행 이래 처음으로 종합 10위권에 진입하며 플랫폼 기업의 약진을 증명했다.

SK하이닉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경영평가에서 압도적인 점수로 2년 연속 최우수 기업의 영예를 안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비금융기업 249곳을 대상으로 고속성장, 투자, 글로벌 경쟁력 등 8개 항목을 정밀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는 종합 점수 648.3점을 획득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의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경영의 내실과 사회적 책임까지 포괄하는 10회째 정례 평가로 국내 기업 경영의 척도로 활용된다.

반도체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615.4점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동일한 종합 2위 자리를 지켰다. 상위권에서는 순위 변동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KT&G가 587.0점으로 지난해 7위에서 3위로 세 계단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 역시 584.0점을 얻어 지난해 8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서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자동차는 563.9점으로 2년 연속 5위를 기록하며 전통 제조업의 자존심을 지켰다.

중위권과 하위권의 순위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되며 새로운 산업 세력의 등장을 알렸다. 네이버가 557.8점으로 6위를 차지한 가운데 기아(557.6점), 삼성물산(549.5점), 삼성바이오로직스(549.2점)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카카오의 10위권 진입으로 523.5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국내 10대 우수 경영 기업 반열에 올랐다. 이는 플랫폼 경제의 확산과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문별 세부 평가에서는 개별 기업의 강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매출 10조 원 이상 기업 중 고속성장 부문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고려아연, 대한항공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매출 10조 원 미만 기업군에서는 에이피알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에스에이엠티 등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대한항공 등은 기업 결합 및 인수를 통한 외형 확장이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투자와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수치로 국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에 52조 1,531억 원, 연구개발(R&D)에 37조 7,548억 원을 투입하여 총 89조 9,079억 원의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 대상 기업 중 최대 규모이며 SK하이닉스와 카카오, 현대자동차, LG화학도 투자 부문 상위 5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자본 투입은 고용 창출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로 관리된다.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효율적인 수익 구조가 주목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액 4조 5,570억 원으로 중국 시노팜 매출의 4% 수준에 불과했으나 영업이익률은 45.41%를 기록하며 시노팜보다 42%포인트 이상 높았다. 셀트리온과 현대자동차, 기아, SK하이닉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규모의 경제를 넘어선 고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잣대로 작용했다.

지배구조와 투명 경영 측면에서는 카카오와 KT&G가 공동 1위에 오르며 경영 쇄신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이노텍과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공동 3위를 차지했으며 네이버가 5위에 올라 IT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높음을 시사했다. 건실경영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삼양식품, 크래프톤, 에이피알이 우수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일자리 창출 부문은 서연이화와 SK하이닉스, 네이버 등이 인력 채용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책임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수치로 증명됐다. 양성평등 부문에서는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셀트리온, 오뚜기, 신세계가 여성 인력 활용과 평등한 조직 문화 조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공헌 및 환경보호 부문은 LG생활건강과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등이 ESG 경영의 선두 주자로 꼽혔다. 기업 경영의 목적이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정량적 중심의 평가가 기업의 장기적인 무형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전문가는 "단기적인 투자 수치나 일시적인 인수합병 효과가 점수를 왜곡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시장 질서 확립과 법치 준수라는 본연의 가치가 수치화된 데이터 이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량 지표의 우수성이 반드시 기업의 도덕적 결함이나 잠재적 리스크 해소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향후 국내 대기업 경영의 향방은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한 투자 지속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대응 능력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2강 체제가 공고한 가운데 바이오와 플랫폼 기업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고속성장과 건실경영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투자자들은 단순 순위 변동보다는 부문별 점수 추이를 통해 기업의 본질적인 펀더멘털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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