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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견인하는 2.5% 성장… 금융지주들 "경상흑자 1,700억 달러 돌파할 것"

윤근일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견인하는 2.5% 성장… 금융지주들
©연합뉴스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최소 2.5%로 내다보며 반도체 수출 호황에 따른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를 예고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강세가 수출과 설비 투자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으로 지목됐다. 다만 건설 경기 침체와 중동 분쟁에 따른 산업 간 양극화는 실질적인 체감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견고한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일제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경제 성장의 최우선 동력으로 제시했다. 특히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함에 따라 연간 목표치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KB금융은 올해 한국 경제가 최소 2.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1분기 GDP의 깜짝 성장을 바탕으로 남은 분기 성장률이 0%에 그치더라도 연간 2.5%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민간 소비의 점진적인 회복세 역시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보조적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신한금융은 인공지능(AI) 열풍이 촉발한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유례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요 강세는 단순히 수출 지표 개선에 그치지 않고 관련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지며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 추경 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내수 시장의 회복 속도 또한 점진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경상수지 측면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치인 1,7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상품수지의 폭발적인 개선을 이끌며 전체적인 흑자 폭을 키우는 형국이다.

NH농협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한 경상수지 개선 흐름에 동의하며 통관수출의 지속적인 증가를 점쳤다. 농협금융은 지난해보다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았으며, 하나금융은 수출 중심의 성장 기조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이 반도체라는 확실한 축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거시 지표의 화려한 회복세와 달리 산업 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신한금융은 "반도체 호조 이면에 비(非)반도체 제조업과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형적인 성장 수치와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 사이의 괴리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건설 경기 침체와 중동 전쟁의 장기화는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핵심 리스크로 잔존해 있다. KB금융은 중동 분쟁이 상반기 중 완화되더라도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 지연 등의 변수가 성장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편중된 수출 구조와 글로벌 무역 갈등 역시 한국 경제가 넘어야 할 높은 산으로 평가된다.

통화 정책 측면에서 금융지주들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와 하나금융은 신현송 신임 총재 취임 이후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당면 과제를 고려할 때 성급한 금리 인하보다는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 시장의 변동성 역시 기업 경영과 물가 관리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유가 지속 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내외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하나금융은 2분기 환율이 1,450원에서 1,520원 사이의 높은 변동성 구간에 머물며 하단을 강하게 지지받을 것으로 보았다.

다만 중동 정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 국내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과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비중 조정 등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은 대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반도체라는 확실한 성장 엔진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향후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의 성장을 지속하되 내수 진작과 산업 간 불균형 해소라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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