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멘탈테크 스타트업 블루시그넘이 운영하는 감정 기록 앱 ‘하루콩’이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체 이용자의 90%가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 구글은 이들의 AI 심리상담 기술력과 시장 확장성에 주목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추세다.
블루시그넘의 핵심 서비스인 하루콩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키며 글로벌 멘탈케어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이 앱은 이용자의 약 90%가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이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일본과 영국, 필리핀이 그 뒤를 잇는다.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는 현지시간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정신건강 문제는 전 세계 공통의 과제이기에 초기 설계 단계부터 철저히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하루콩은 이용자가 자신의 감정 상태를 1점부터 5점까지 수치화하고 일상 활동을 아이콘으로 기록하는 간결한 인터페이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산책, 운동, 데이트 등 구체적인 일과와 감정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데이터로 시각화하여 이용자 스스로 심리적 패턴을 파악하도록 돕는 구조다. 현재 이 서비스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총 9개 언어로 제공되며 월간 이용자 26만 명, 연간 이용자 250만 명 규모의 탄탄한 사용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블루시그넘의 성장세는 하루콩에 머물지 않고 10대 전용 정신건강 관리 앱인 ‘무디’로까지 이어지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무디는 대화형 경험과 캐릭터를 활용해 감정 표현에 서툰 청소년층을 공략했으며, 최근 누적 다운로드 100만 건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는 단순한 관계 맺기나 연애 상담 앱을 넘어 청소년들이 정신건강 관련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서비스로 설계된 결과라는 것이 사측의 분석이다.
최근 구글이 가장 주목한 기술은 블루시그넘이 개발 중인 AI 심리상담 서비스 ‘라임’으로, 이는 범용 생성형 AI와 차별화된 심리상담 특화 모델을 지향한다. 라임은 챗GPT나 제미나이와 같은 기존 모델들과 달리 이용자의 감정을 정밀하게 인식하고 심리 자원을 분석하는 상담사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특히 이용자가 말을 걸 때까지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등 특정 상황을 감지하면 AI가 먼저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동적 에이전트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블루시그넘은 AI 상담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의료계 및 학계와의 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임상적 근거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 의사와 심리 전문가가 서비스 기획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하버드대 부속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외 유수의 의료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전문성은 초기 AI 상담이 단순히 공감 멘트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과거 경험 분석과 행동 변화 유도라는 다차원적 접근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경쟁력이 된다.
글로벌 시장 안착 과정에서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창구’는 현지화 전략과 가격 정책 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23년 해당 프로그램에 선정된 블루시그넘은 구글로부터 각국 시장의 정밀한 데이터와 앱 최적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받아 일본 시장 등에서의 비중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 이번 구글 I/O 행사에 초청된 것 역시 블루시그넘이 보유한 멘탈테크 기술의 혁신성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빅테크 기업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AI 심리상담 서비스가 기존 의료 인력이나 상담사를 대체하며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의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 AI는 병원 방문 전 단계의 예방과 일상적 관리를 담당함으로써 의료 시스템의 부하를 줄이는 보완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들은 앱에 기록된 감정 데이터를 진료 시 의료진에게 제시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진단을 돕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정현 대표는 AI 기술의 지향점이 인간 대체가 아닌 심리적 회복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음을 명확히 했다. 윤 대표는 "AI 정신건강 서비스는 번아웃이나 우울감이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기 전 스스로 상태를 인지하고 필요한 도움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가 집중하는 영역은 초기 예방 단계와 일상적 관리이며, 이는 전문 상담사의 역할을 보완하는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기술의 진보가 법치와 효율성 중심의 사회 질서 속에서 어떻게 인간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블루시그넘은 AI 상담 서비스 라임의 주제 구조화 기술을 고도화하여 상담의 전문성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관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언어의 장벽을 넘는 디지털 솔루션은 국가적 경계를 넘어선 보편적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감정 분석 기술은 향후 원격 의료 및 디지털 치료제 시장과의 연계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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