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식 발표한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이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영유아와 N수생을 포함한 가계의 실질적인 교육비 부담은 5년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자녀가 있는 부부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42만 159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다. 이는 정부의 사교육비 조사가 교육 현장의 실질적인 비용 구조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다.
정부의 공식 통계와 서민 가계의 체감 경기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교육비 지출의 구조적 결함이 수면 위로 부상하다.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사교육비 총액이 줄어들었다는 정부의 낙관적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다. 미혼자녀를 둔 가구의 학원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배경에는 통계 사각지대에 놓인 영유아와 재수생의 급격한 유입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통계포털 KOSIS의 미혼자녀 부부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 데이터는 가계의 교육비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다. 지난해 기록된 42만 159원은 전년도 41만 4,638원에 이어 2년 연속 40만 원대를 상회한 수치로 확인되다. 이러한 지출 규모는 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보충 학습과 대입 재수생의 선행 학습 비용을 모두 포함한 결과물이다.
교육비 지출의 시계열적 추이를 분석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고는 일관된 상승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30만 2,156원이었던 지출액은 대면 수업이 제한됐던 2020년 25만 1,273원으로 16.8% 일시 감소하다. 그러나 2021년 30만 7,426원으로 22.3% 급증한 이후 2022년 36만 3,641원, 2023년 39만 9,375원을 거쳐 2025년까지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다.
사교육 시장의 저연령화 현상은 가계 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다. 이른바 '4세 고시'와 '7세 고시'로 불리는 영어유치원 입학 경쟁은 영유아 사교육비의 가파른 상승을 견인하는 주된 동력이다. 서울 지역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136만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는 일반 가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용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다.
대입 시장에서의 N수생 증가 역시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축을 형성하다. 최근 의과대학 모집 인원 확대 등 입시 환경의 변화는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재수생 및 삼수생의 비중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다. 재수 학원의 경우 교재비를 포함해 월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연간 수천만 원의 가계 자금이 교육비로 투입되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실과의 괴리를 여실히 드러내다. 당시 정부는 작년 사교육비 총액이 27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하며 최고치 경신 행진이 멈췄다고 발표하다. 하지만 해당 조사는 전국 초·중·고교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어 영유아와 재수생의 지출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니다.
일각에서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장기적으로는 사교육 시장의 전체 규모를 축소시키는 자연적인 조정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다. 학생 수 자체가 줄어들면 경쟁의 강도가 완화되고 이에 따라 사교육 수요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현재의 지표는 인구 감소보다 1인당 교육비 투입액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이러한 낙관론을 경계하게 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단순한 통계 수치의 등락에 안주하기보다 한국 사회의 고착화된 무한 경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에 경쟁 시스템이 없어지지 않는 한 사교육비가 줄어들 수 없다"며 "정부는 사교육이 과열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주거나 과도한 사교육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하다. 이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되지 않는 한 가계의 교육비 부담 해소는 요원하다는 점을 시사하다.
향후 교육 당국은 통계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영유아와 N수생을 포함한 포괄적인 사교육 실태 조사를 정례화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다. 공식 통계가 현장의 실상을 왜곡할 경우 정책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가계의 경제적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시장의 효율성과 법치에 근거한 강력한 사교육 가이드라인 설정과 함께 공교육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근본적인 수요 분산 대책이 시급하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