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천안 성성고 신설 '5% 건폐율'에 발목… 교육청·천안시 행정 갈등에 개교 차질 우려

윤근일 기자
천안 성성고 신설 '5% 건폐율'에 발목… 교육청·천안시 행정 갈등에 개교 차질 우려
©연합뉴스

 

2028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천안 성성고등학교 신설 사업이 건폐율 완화 적용을 둘러싼 충청남도교육청과 천안시청의 가파른 입장 차로 인해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며 당초 39학급에서 45학급으로 규모가 확대됐으나, 자연녹지지역에 부여된 20%의 법정 건폐율을 5%포인트 초과하는 설계안이 행정적 걸림돌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양 기관의 이견이 장기화될 경우 천안 지역의 고질적인 과밀 학급 문제 해소가 지연됨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라는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천안 성성고등학교(가칭 호수고) 신설 사업은 지역 내 고등학교 과밀 학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는 핵심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충청남도교육청은 당초 계획했던 39학급 규모로는 늘어나는 교육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일반 42학급과 특수 3학급을 포함한 총 45학급 규모로 사업을 확장하여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승인을 획득했다. 학급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교육 시설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학교 예정 부지가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 사업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현행 법령상 자연녹지지역의 법정 건폐율은 20%로 제한되어 있어 대규모 학급을 수용하기 위한 건축물 배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에 직면했다. 충남교육청이 마련한 설계안에 따르면 늘어난 학급을 수용하기 위해 건물 2개 동을 건립해야 하지만, 이 경우 건폐율이 25%에 달해 규정치를 5%가량 초과하게 된다. 현재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일반 교실과 체육관 등이 들어설 1동만 건축이 가능하며, 15개 교실이 배치될 예정인 2동은 착공조차 할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다.

충남교육청은 학교 설립의 공공성과 지역 교육 여건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천안시가 관련 규정을 전향적이고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천안시 조례를 근거로 해당 학교 용지를 성장관리계획구역으로 지정할 경우 건폐율을 최대 30%까지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청 측의 핵심 주장이다. 실제 인근 아산 탕정고등학교 신설 과정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정 절차를 통해 건폐율 문제를 해결한 선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의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

교육청은 부지 용도지역을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하며 행정적 해결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용도지역이 일반주거지역으로 전환될 경우 건폐율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45학급 규모의 교사 시설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공사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제안을 천안시청 측에 전달했다"며 학교 설립의 당위성을 거듭 피력했다.

반면 천안시는 법령과 조례에 명시된 기준을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행위는 행정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특혜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며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시는 학교 규모 확대에 비해 충분한 부지를 사전에 확보하지 못한 설계상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특정 사업에만 건폐율을 완화할 경우 타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해당 부지는 이미 도시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지역으로, 난개발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성장관리계획구역 지정 취지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천안시는 학교 시설이 자연녹지지역 내에서도 설치가 가능한 시설이라는 점을 들어 신설 단계에서 용도지역을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학교 설립의 필요성과 공공적인 가치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나 현행 규정상 신축 단계에서 건폐율을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시의 보수적인 법 집행 의지는 교육청의 유연한 행정 요구와 충돌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행정 기관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개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에 대한 지역 사회와 학부모들의 우려는 극에 달하고 있다. 만약 건폐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1동만 우선 개교하고 추후 증축을 시도할 경우,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기간 내내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는 물론 대형 공사 차량의 출입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을 상시적으로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개교 이후에도 학교 안에서 대규모 공사가 계속된다면 소음과 분진은 물론 아이들의 안전을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행정 당국의 무책임을 성토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처 간 이견이 결국 시민과 학생들의 피해로 귀결되는 전형적인 행정 실패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엄격한 규정 적용과 교육 공공성 확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양 기관이 정치적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성성고 신설 사업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향후 충남교육청과 천안시는 실무 협의를 통해 건폐율 완화의 법적 쟁점을 재검토하고 제3의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나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 여건 악화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관장 차원의 결단이나 상급 기관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밀 학급 해소라는 시급한 과제 앞에 놓인 천안 교육의 미래가 두 행정 기관의 '규정 해석' 싸움에 묶여 있는 형국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안#성성고#신설#5#건폐율'에
천안 성성고 신설 '5% 건폐율'에 발목… 교육청·천안시 행정 갈등에 개교 차질 우려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