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무선 통신 수요 둔화에 발목 잡힌 키사이트, 연구개발 예산 축소 우려에 하락세

정휘 기자
어제 미장 리뷰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KEYS)는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결과 전장보다 2.45% 내린 332.30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매도세가 유입되며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특히 5G 인프라 투자가 정점을 지나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점과 차세대 통신 규격인 6G로의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 계측 및 테스트 솔루션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키사이트의 주가는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의지와 밀접하게 연동된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통신 장비 제조사와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신규 프로젝트 착수를 늦추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키사이트의 핵심 매출원인 무선 통신 및 전자 산업 부문의 수주 잔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했다.

반도체 산업의 기술적 트렌드 변화 역시 키사이트의 단기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이를 테스트하기 위한 고성능 장비의 교체 주기가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 공정의 효율화에 집중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보수적인 설비 투자 기조가 계측 장비 수요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키사이트의 펀더멘털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모건스탠리의 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키사이트는 업계 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거시 경제적 하강 국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사들의 자본 지출(CAPEX) 축소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현재 키사이트의 주가 수익 비율(PER)이 과거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고평가 논란을 제기한다. 시장의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주가는 향후 수 분기 동안의 성장 정체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거시 경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주 전반에 걸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보수적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볼 때 키사이트의 주가는 주요 지지선인 320달러 선을 시험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달러 초반까지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반면 항공우주 및 국방 부문의 견고한 수요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공존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통신 부문의 부진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다.

향후 주가 흐름의 관건은 다가오는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수주 가이드라인과 수주 잔고의 질적 변화에 달려 있다. 6G 관련 초기 연구용 장비 매출이 가시화되거나 데이터센터 확장 주기에 따른 고속 디지털 테스트 수요가 회복되어야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가 기업들의 R&D 예산 집행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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