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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공급 부족의 구조적 고착화, 삼성전자 57만원·SK하이닉스 380만원 목표가 상향

이성경 기자
메모리 공급 부족의 구조적 고착화, 삼성전자 57만원·SK하이닉스 380만원 목표가 상향
©연합뉴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을 넘어 구조적인 공급 부족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의 기업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 생산 우위를 바탕으로 실적 모멘텀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과 장기 공급 계약 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성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7만 원과 380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며 시장의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수급 패러다임이 공급자 우위의 시장으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적 치우침이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판단 하에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기존 37만 원에서 57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205만 원에서 380만 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되었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27만 5,500원과 SK하이닉스 174만 5,000원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상승 여력을 시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성장은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생산 능력(Capa) 우위가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6년 반도체 평균 판매 단가(ASP) 상승세는 고부가가치 특수 제품군뿐만 아니라 범용 메모리 영역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우월한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업종 내 가장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 공급 계약(LTA) 체결 고객은 물론 비계약 고객들까지 초과 할당을 요청하는 이례적인 상황은 삼성전자의 가격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차세대 핵심 먹거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 전략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HBM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설정하고 생산 라인 확충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HBM 영업이익률은 범용 D램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2027년 본격적인 ASP 상승기 진입과 함께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익 규모의 확장은 2026년 종료되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과 맞물려 기록적인 초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 내부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었던 파업 이슈 역시 업황의 견고한 펀더멘털 앞에서는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파업 리스크로 인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강하며 이는 오히려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업 이슈를 제외하면 업황 펀더멘털은 견고하게 공급자 우위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리스크가 해소될 때 주가의 상승 탄력은 오히려 경쟁사보다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질서 측면에서 볼 때 공급망 안정성이 확보되는 시점에 주가 재평가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시장에서의 독보적 지위와 더불어 장기 공급 계약(LTA) 구조의 근본적인 혁신이 기업 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이다. HBM은 제조 공정의 복잡성으로 인해 범용 D램 대비 약 3배 이상의 생산 능력을 소모하므로 자본 지출(CapEx) 투입 대비 공급 증가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이러한 물리적 한계는 과거 관행적으로 운영되던 1년 단위의 단기 계약 구조를 최대 5년의 장기 계약으로 전환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장기 계약은 수량의 변동성을 줄이고 높아진 ASP를 최종 가격(bottom line)으로 설정하여 영업이익률의 하방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공급 부족이 고착화된 시장 환경에서 SK하이닉스의 수익 구조는 과거의 경기 민감형 패턴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고수익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장기 계약 체결 이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구조적 유연성을 확보함으로써 이익의 상단은 열려 있고 하단은 견고하게 지지되는 양상이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급격한 업황 변동성을 완화하고 기업의 재무적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투입 자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이러한 경영 전략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매수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급격한 목표가 상향에 따른 과열 우려와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고가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또한 경쟁사 간의 기술 격차 축소 속도와 수율 확보 여부에 따라 시장 점유율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시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급자 우위 구도는 거시 경제적 변수를 상쇄할 만큼 강력한 업황 동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결론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과 범용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맞물리는 전례 없는 호황기에 진입해 있다. 공급 능력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제조 경쟁력과 고객사 네트워크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반도체 시장은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에게 완전히 넘어온 상태에서 고수익 중심의 질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은 기업별 리스크 해소 과정과 주주환원 정책의 실행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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