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5·18 비하' 스타벅스 논란 가세한 김선민 거제시장 후보, 사과문 발표에도 사퇴론 확산

김영 기자
'5·18 비하' 스타벅스 논란 가세한 김선민 거제시장 후보, 사과문 발표에도 사퇴론 확산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선민 거제시장 후보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공식 사과했다. 김 후보는 이번 사태를 실무진의 착오라고 해명하며 고개를 숙였으나, 야권은 역사 인식의 결여를 지적하며 후보직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김선민 국민의힘 거제시장 후보는 20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해 깊은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프로모션의 부적절한 문구가 사회적 공분을 사는 상황에서 김 후보의 공식 SNS 계정이 이를 조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촉발되었다. 정치권에서는 공당의 후보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역사관과 공적 책임감이 결여된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경품 행사를 진행하며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해당 표현들은 1980년 광주의 비극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며 국가 폭력의 기억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바 있다.

기업의 실책으로 민심이 이반된 상황에서 김 후보의 부주의한 SNS 활동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지난 19일 새벽 국민의힘 충북도당 스레드 계정에 '내일 스벅 들렀다가 출근해야지'라는 글이 올라오자, 김 후보의 계정은 "가서 샌드위치 먹어야징"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는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와 기업의 역사 비하 논란에 대해 지극히 가벼운 태도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 후보는 사과문을 통해 모든 사태의 책임이 후보 본인에게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실무적 오류였음을 강조했다. 문제의 댓글은 캠프 홍보를 돕던 자원봉사자가 별도 계정으로 남긴 것이며, 해당 인물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맥락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것이 김 후보 측의 해명이다. 그러나 공적 책임을 지는 정치 조직이 국민 정서와 역사적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즉각적인 성명을 통해 김 후보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을 소비하는 왜곡된 역사 인식의 결과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당 후보 캠프의 역사 인식 수준과 민주주의 의식이 얼마나 처참하게 왜곡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사례"라며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볼 때 일각에서는 자원봉사자의 개인적 일탈을 후보 전체의 가치관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 공세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선거 캠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리 부실의 문제이지, 후보자가 직접 역사 비하의 의도를 가지고 개입한 증거는 부족하다는 논리다. 캠프 내부의 소통 체계를 정비하고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보수 진영의 역사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시험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정치인은 개인의 발언뿐만 아니라 자신을 대리하는 조직의 모든 메시지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는 태도는 보수 정당이 지향해야 할 법치와 사회 통합의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향후 거제시장 선거 판도는 이번 역사 인식 논란의 향방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김 후보가 사과를 통해 진화에 나섰으나 야권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지역 여론이 악화될 경우 선거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해명을 수용할지, 아니면 공직자로서의 근본적인 자질 부족으로 판단할지가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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