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민간의 첨단 상용 기술을 군수품으로 채택하기 위해 144개 기업의 167개 제품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범 사용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설명회는 군이 민간 제품을 선제적으로 구매해 성능을 검증한 뒤 품질이 입증된 품목을 정식 조달하는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군은 이를 통해 병력 감소와 기술 고도화라는 국방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이틀간 '2026년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제품설명회'를 개최하고 민간의 혁신 기술을 군 전력에 이식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이번 행사에는 엄격한 3단계 평가 중 대면평가를 통과한 144개 기업이 참여하여 총 167개의 첨단 제품을 군 관계자들에게 선보인다. 각 군의 군수 및 조달 담당자들은 현장에서 전시된 제품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며 실제 야전 운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다.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제도는 군이 민간의 상용 기술을 소량 구매하여 일정 기간 시범적으로 사용해본 뒤 품질과 기술력이 입증되면 군수품으로 정식 채택하는 혁신적 조달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보수적인 국방 조달 체계에서 벗어나 민간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군에 즉각 반영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군은 이를 통해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비무기체계 전반에 걸쳐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군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번 설명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장병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로봇 기술 분야다. 재료 투입부터 튀김, 배출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튀김전용 조리로봇은 대량 급식 현장의 업무 부하를 줄일 핵심 대안으로 제시됐다. 해당 로봇은 고온의 조리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급식의 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투 현장의 생존성을 높이는 화생방작전용 4족 보행 로봇 역시 군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며 미래 전장의 모습을 예고했다. 이 로봇은 화학, 생물학, 폭발물 탐지시스템을 탑재하여 병사가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 지역에서 수색과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험지에서도 안정적인 기동이 가능한 4족 보행 기술은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국방부는 민간 기술의 신속한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조달연구원, 민군협력진흥원 및 각 군과 함께 '국방분야 혁신제품 지정제도' 안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올해 처음 시행된 이 제도는 군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민간 제품을 '혁신제품'으로 지정하여 향후 3년간 수의계약을 가능하게 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기업의 국방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군이 필요한 장비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이 군의 전력 강화뿐만 아니라 예산 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상용품이 군문에 들어올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조달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방침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혁신 4.0'의 핵심 과제인 인공지능 및 무인화 체계 구축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민간 상용품이 거친 야전 환경에서 내구성과 신뢰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중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상용 제품은 일반적인 환경을 전제로 설계되었기에 극한의 기온 변화나 충격이 발생하는 전투 상황에서는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범 사용 기간 중 데이터 분석을 통한 철저한 검증과 군 특화 사양으로의 보완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국방부는 이번 설명회에서 도출된 각 군의 소요를 바탕으로 시범 사용 대상을 최종 확정하고 현장 실증에 돌입할 예정이다. 실증을 통과한 제품들은 혁신제품 지정을 거쳐 신속하게 각 부대에 배치되어 전력 공백을 메우고 군 현대화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민간 기술의 군 도입 확대는 국내 방위산업의 저변을 넓히고 민간 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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