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분사들이 6년 동안 6조 원 규모의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되어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7개 제분사에 총 6,710억 4,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독자적인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이는 서민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법치주의에 입각한 엄중한 법 집행 의지를 보여준 조치다.
국내 주요 제분사들이 6년 동안 6조 원 규모의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되어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7개 제분사에 총 6,710억 4,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기업 간 밀약으로 파괴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 후생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결단이다.
이번 담합은 시장 점유율 88%를 장악한 상위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경쟁을 제한하고 이윤을 극대화한 전형적인 카르텔 사례다. 2019년 11월 상위 3개 사의 대표자급 회합으로 시작된 이들의 밀약은 24차례에 걸친 가격 짬짜미와 총 55차례의 회합으로 이어졌다. 대형 수요처인 농심, 팔도 등과의 기업간거래(B2B)에서 경쟁을 자제하고 물량을 배분하는 방식을 통해 인위적인 고가격을 유지했다.
수입 원맥 시세가 하락하거나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는 시기에도 제분사들의 담합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471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오히려 환율 상승 등을 명분으로 공급 가격을 인상했다. 원가 하락분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 기능이 기업들의 조직적 공모로 인해 완전히 마비된 셈이다.
담합의 결과로 2022년 밀가루 가격은 담합 시작 시기인 2019년 대비 제분사별로 최대 74%까지 급등하며 서민 경제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반면 담합에 가담한 제분사들의 영업이익률은 5년 사이 최대 17.5%포인트까지 개선되며 시장 독점력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의 가격 등을 놓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며 가격 재결정 명령의 적극적 활용을 시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과 고환율 등 경영 환경의 악화가 가격 책정에 불가피한 영향을 미쳤다는 항변이 나온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들이 과거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을 저질렀다는 점에 주목하여 법 위반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시장 참여 제한이나 보조금 회수 등 더욱 강력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시장 원칙 준수 차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공정위는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전분당 등 식품 원자재 전반에 걸친 담합 의혹을 면밀히 조사하고 3년간 가격 변경 현황을 집중 감시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민생 침해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향후 기업들의 자율적인 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법치와 공정 경쟁이라는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며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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