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삼성전자 총파업 전야 고용장관 긴급 등판, '성과급 난제' 속 노사 막판 중재 착수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총파업 전야 고용장관 긴급 등판, '성과급 난제' 속 노사 막판 중재 착수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이 총파업 예고 시점을 하루 앞두고 정부의 직접 중재 하에 재개되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결렬 이후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해 노사 양측을 직접 마주 앉혔다. 이번 교섭은 국가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정부의 마지막 행정적 지원책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는 김영훈 장관이 직접 중재자로 나서는 삼성전자 노사 교섭이 경기고용노동청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번 교섭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결렬된 상황에서 총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한 정부의 긴급 처방이다. 김 장관은 노사 양측의 자율적 대화를 유도하여 타결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강제적인 중재안 도출보다는 노사 양측의 극적인 타협을 유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중앙노동위원회 주재로 2차 사후조정 절차를 밟았으나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사업부 간 성과급 배분 방식 등 보상 체계의 형평성을 둘러싼 갈등이 협상 타결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노위는 양측 입장을 절충한 조정안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했으나 사측의 유보적인 입장으로 인해 결국 불성립이 선언되었다. 노조 측은 조정안에 동의했음에도 사측이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점이 결정적 결렬 원인이 되었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전자의 생산 현장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조정 결렬로 인해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질적인 총파업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산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 발생한 노사 갈등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공급망 전반에 미칠 충격을 고려할 때 노사의 양보 없는 대치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 6단체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여 산업 현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긴급조정권은 국민 경제에 현저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결정하는 강제 중재 절차다. 경영계는 삼성전자의 상징성과 경제적 비중을 고려할 때 법치주의에 기반한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손실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수출 경쟁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마지막까지 노사 자율에 의한 해결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홍경의 노동부 대변인은 "마지막까지 노사 자율교섭으로 해결되도록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성급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강제적인 공권력 투입에 앞서 노사가 스스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훈 장관은 협상 당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노사 양측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 장관은 "희망은 절망 속에 피는 꽃이며 끝나야 끝나는 것이다"라며 협상 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선 지키며 책임 있고 삼성답게", "파업보다 어려운 건 교섭"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노사 모두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기업 본연의 가치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시장 질서의 원칙을 상기시킨 것이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직접 개입이 노사 자치 원칙을 훼손하고 파업권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 측은 정당한 쟁의 행위에 대해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각차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노정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는 잠재적 불안 요소로 꼽힌다. 다만 국가 기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공익적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여론의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교섭의 결과는 삼성전자의 경영 정상화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 노사 관계의 표준을 설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의 직접 중재가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산업 평화 유지의 모범 사례가 되겠으나 실패할 경우 노사 관계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노사가 대결보다는 상생을 선택하여 국가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를 주목하고 있다. 최종 시한을 앞둔 노사 양측의 선택이 대한민국 핵심 산업의 미래 지형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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