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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하청업체 ‘갑질’ 무죄 뒤집혔다…항소심서 벌금 15억 원 유죄 선고

이겨례 기자
GS리테일 하청업체 ‘갑질’ 무죄 뒤집혔다…항소심서 벌금 15억 원 유죄 선고
©연합뉴스

 

GS리테일이 하청업체로부터 성과장려금과 정보제공료 등 명목으로 153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1심의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법인에 벌금 15억 원, 전직 임원에게 벌금 5천만 원을 각각 선고하며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GS리테일이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항소심에서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실형에 준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법적 책임을 지게 되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최진숙 차승환 최해일 부장판사)는 최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하청업체로부터 부당한 명목의 금전을 수취한 GS리테일에 벌금 15억 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 모 전 GS리테일 MD부문장 역시 1심 무죄를 깨고 벌금 5천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며 사법적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판결은 대형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에 비용을 전가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법원은 GS리테일이 2016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신선식품 생산업체 9곳으로부터 거둬들인 355억 6천만 원 중 153억 원을 위법한 부당수취액으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GS리테일이 수령한 성과장려금 87억여 원과 정보제공료 66억여 원에 대해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 취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1심 재판부가 해당 금액의 수취가 수급업체에 반드시 손해가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 결과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통 대기업과 하청업체 간의 실질적인 권력 관계와 거래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여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

성과장려금 약정의 불합리성은 이번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핵심적인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다. 본래 성과장려금은 전년 동월 대비 매입액이 증가했을 때 그 일부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나, GS리테일은 거래 실적이 없는 첫해나 매입액이 감소한 경우에도 이를 수취했다. 재판부는 "GS리테일에 대한 수급업체들의 거래 의존도 등을 고려하면 GS리테일은 우월적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성과장려금을 수취했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공정거래질서를 파괴하는 전형적인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보제공료 명목으로 수취한 66억여 원 역시 정당한 대가성이 없는 부당 이득으로 간주되었다. GS리테일이 업체들에게 제공한 성별 판매 비중이나 단품별 점포 판매실적 등의 데이터는 수급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효용이 없는 정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가 수급업체의 경영 효율화에 기여하기보다는 단순히 비용 수취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되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협력사의 이익을 침해하며 자사의 수익을 보전하려 한 행태가 사법부의 엄중한 잣대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다만 편의점주 등에게 지급할 판촉비 201억여 원을 수급업체로부터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유지되었다. 재판부는 GS리테일이 부담해야 할 판촉비를 수급업체에 전적으로 전가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판촉 활동이 수급업체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며, 비용 분담 과정에서 강압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부분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과 비용 분담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되나, 전체적인 판결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향후 유통업계의 하도급 거래 관행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법률 전문가는 "대형 유통업체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해온 각종 명목의 비용 수취가 법적 처벌 대상임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며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와 사법부의 감시망이 더욱 촘촘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비대칭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GS리테일은 이번 판결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물론 향후 공정거래 관련 규제 준수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기존의 성과장려금 및 정보제공료 산정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은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며, 법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 수익 창출은 결국 더 큰 법적 리스크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재확인되었다. 향후 대법원 상고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항소심 판결은 하도급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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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하청업체 ‘갑질’ 무죄 뒤집혔다…항소심서 벌금 15억 원 유죄 선고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