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동주택 관리비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형사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고 회계감사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기로 결정했다. 관리비 장부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누락할 경우 처벌이 기존 징역 1년에서 2년으로 상향되며, 비리를 저지른 주택관리사는 시장에서 영구 퇴출되는 자격취소 처분을 받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안건의 일환으로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하여 시장 질서 확립에 나선다. 이번 대책은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관리주체의 일탈행위가 국민의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판단 아래 수립되었다. 정부는 관리비 집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법치주의에 기반한 엄격한 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 인상 요인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관리주체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주자 동의만으로 회계감사를 회피할 수 있었던 기존 예외 규정을 전면 삭제한다. 그동안 일부 단지에서는 입주민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외부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비리를 은폐해온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 모든 공동주택은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수검해야 하며, 이를 통해 관리비 집행 과정에서의 불투명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한다.
주택관리사가 관리 업무와 관련하여 비리를 저질러 입주민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이득을 취한 경우에는 즉각적인 자격취소 처분이 내려진다. 이는 행정처분 중 가장 높은 수위로, 한 번의 중대한 비리만으로도 시장에서 영구히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관리 전문가로서의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자격 제도의 권위를 바로 세우려는 목적이 크다.
관리비 관련 위반 사항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져 범죄 억제력을 확보한다. 관리비 장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작성한 행위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기존 1년 이하의 징역형에서 처벌 강도를 대폭 높임으로써 회계 부정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다.
입주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한 경제적·형사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관리비 장부의 열람이나 교부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한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를 위반한 관리주체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여 정보 공개의 실효성을 높인다.
공동주택 내 각종 공사와 용역 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유착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입찰제도 역시 전면 개편한다. 수의계약 대상은 천재지변이나 안전사고 등 긴급한 상황 혹은 고도의 특정 기술이 요구되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된다. 보험 계약이나 공산품 구매 등 일반적인 항목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하여 경쟁 입찰을 통한 비용 절감을 유도한다.
기존에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청소와 경비 용역의 수의계약 연장 역시 사업수행실적 평가 등을 바탕으로 지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 기술능력을 제한하여 경쟁 입찰을 진행할 때는 해당 공사나 용역에 필요한 특허 및 신기술 도입에 대해 입주자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는 특정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설정하여 입찰을 방해하는 행위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제도 개선에 앞서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전국 16개 시도 19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현장 지도 및 시정 요구가 38건 발생했으며,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등 행정 조치가 1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비 부과 내역과 외부 회계감사 결과, 공사 계약서 등을 장기간 공개하지 않거나 누락한 사례가 다수 적발되었다.
회계 서류와 장부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거나 관리비를 원래 용도와 다르게 임의로 사용한 부적절한 사례도 확인되었다. 특히 입찰 과정에서 2회 유찰 등의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체와 임의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정성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서민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고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을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확립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리 현장 일각에서는 행정 부담의 급격한 증가와 단순 행정 착오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리 업무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고의성 없는 실수가 범죄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나, 이는 법 집행 과정에서의 세밀한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보완될 과제다. 정부는 향후 관리비 집행 실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조기경보시스템을 고도화하여 비리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선안은 공동주택 관리 시장의 투명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엄격한 처벌과 제도적 보완이 병행됨에 따라 관리비 거품이 제거되고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관련 법령 개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여 강화된 처벌 규정과 관리 체계를 현장에 즉시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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