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점매석 및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 행위에 대해 부당이득을 상회하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여 불법 이익을 원천 차단한다. 불법 행위 적발을 위해 신고포상금 제도를 신설하고, 압수된 물품을 법원 판결 전이라도 시장에 즉시 공급하는 매각 특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중동 분쟁 등에 따른 수급 불안을 악용한 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하고 민생 물가 안정을 꾀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물자를 사들이는 매점매석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부당이득을 전액 박탈하는 수준의 금전적 제재를 추진한다. 재정경제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 회의를 통해 물가안정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기존의 형사 처벌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불법 행위로 얻은 경제적 유인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방점을 둔다. 물가안정법상 최고가격제를 제외하면 부재했던 행정상 금전 제재 수단을 신설하여 법적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물가안정법은 매점매석이나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벌금액이 불법 유통으로 얻는 기대 수익보다 현저히 낮아 범죄 억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긴급수급조정조치와 매점매석 금지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규정을 새롭게 마련하여 징벌적 성격의 제재를 가한다. 구체적인 과징금 산정 기준은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나 부당이득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 정부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고유가 상황을 고려하여 주사기와 석유화학 제품 등을 대상으로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 중이다.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는 품목에 대해 선제적인 수급 관리를 강화함으로써 시장의 불안 심리를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초과하여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물량을 매집하는 행위가 집중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소수의 부당 이득 취득 행위가 국민 전체의 물가 부담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겠다는 논리다.
불법 행위 적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의 감시 기능을 활용하는 신고포상금 제도도 전격 도입한다. 최고가격제 위반이나 매점매석 행위를 신고한 자에게는 기여도에 따라 차등화된 포상금을 지급하여 내부 고발과 시민 제보를 활성화한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불법 행위를 근본적으로 발본색원할 수 있는 정도의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향 아래 구체적 내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속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전반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압수된 물품이 창고에서 부패하거나 유통 시기를 놓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각 특례 제도를 마련한다. 기존에는 압수 물품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증거물로 묶여 있어 시장 공급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앞으로는 수사 단계에서도 압수 물품을 신속히 매각하여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수급 불안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매점매석 물품을 처분한 가액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 전이라도 추징할 수 있도록 기소 전 추징 보전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위반 사업자에 대한 처분 명령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행강제금 제도 역시 병행하여 추진하기로 했다. 물품 처분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업자에게는 명령을 따를 때까지 지속적으로 금전적 부담을 지워 불법 상태를 신속히 해소하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관세청장에게 보세구역 내 매점매석 물품 단속 권한을 위임하여 수입 및 통관 단계에서의 단속망을 촘촘히 구축한다. 이는 국경 단계에서부터 물자 유동성을 확보하여 국내 시장 유입을 원활하게 하려는 조치다.
입법 절차는 이달 중 물가안정법 시행령 개정을 시작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될 예정이다. 법 개정안은 오는 8월까지 입법 예고를 마치고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여 연내 시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부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대로 전방위적인 합동 단속에 나서 시장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바로잡을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행정 제재가 기업의 정상적인 재고 관리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점매석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향후 물가 전망과 관련하여 정부는 기저효과 등으로 인한 지표 상승 가능성을 예고하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낮은 물가 수준과 2,000원대 초반을 유지한 휘발유 가격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농축수산물이나 공산품 분야에서 특이 요인은 없으나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민생 경제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정부는 공급 측면의 물가 불안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여 서민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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