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포스코그룹과 손잡고 총 1395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을 본격 가동한다. 이번 협약은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한 첫 사례다. 수주 중소기업은 발주서를 근거로 연간 최대 15억 원의 생산자금을 저리로 지원받게 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 21일 포스코 포항 본사에서 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네트워크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엔투비, 포스코HY클린메탈 등 그룹 내 핵심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는 국가 전략 산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분야의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수주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취지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금줄을 공유하는 실질적 협력 모델이 구축된 것이다.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은 중진공과 협약을 맺은 발주기업이 협력 중소기업을 추천하면 해당 기업에 생산자금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 금융 사업이다. 중진공은 발주서에 기반해 저리의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원활한 생산 활동을 돕는다. 올해 편성된 전체 예산 규모는 1395억 원이며 개별 수주기업은 연간 최대 15억 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중소기업이 원자재 구매나 제품 생산 과정에서 겪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은 대기업 그룹 단위의 주요 계열사들이 동시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 모델과 차별화되는 상징성을 지닌다. 현재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에는 약 90여 개의 발주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나 단일 그룹 차원의 대규모 동참은 사업 시행 3년 만에 처음이다. 포스코그룹의 참여는 국내 공급망의 중추를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강과 이차전지는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커 이번 지원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진공과 포스코그룹은 금융 지원 외에도 우수기업 추천과 다양한 정책사업 연계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산업현장의 정보교류를 확대하고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HY클린메탈 등 첨단 소재 분야 계열사의 참여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동력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생산 기반을 보호하는 정책적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철강 산업은 건설과 자동차 등 국가 기간 산업의 기초가 되며, 이차전지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러한 핵심 분야에서 중소 협력사가 자금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전체 산업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네트워크론 가동은 민관이 협력하여 산업 생태계의 허리를 보강하는 선제적 조치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정책 자금 지원이 시장의 자율적인 금융 조절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특정 대기업 협력사에 혜택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문제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공급망 붕괴 위험이 상존하는 현 시점에서 공공 부문의 선제적 자금 공급은 필수불가결한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 효율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가 전략 산업의 연속성 확보라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반정식 중진공 지역혁신이사는 "국내 철강·이차전지 산업을 이끄는 포스코그룹과 체결한 이번 협약은 대·중소 상생협력의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반성장 네트워크론 지원 확대를 통해 협력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다양한 산업의 공급망 안정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형태의 협력이 확산될 경우 중소기업의 금융 비용 절감과 경영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진공은 포스코그룹과의 이번 협력을 기점으로 대기업 그룹 단위의 참여 모델을 다른 산업 분야로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는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과제다. 중진공은 향후 수주 중소기업의 지원 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책 자금의 효율적 집행과 민간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결합된 상생 모델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이번 협약이 포스코그룹 내 협력사들에게 실질적인 낙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리의 생산자금은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직접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분야와 같이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영역에서 협력사들의 자금 선순환은 전체 공급망의 속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궁극적으로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결국 이번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의 성패는 지원이 필요한 적재적소에 자금이 신속히 투입되느냐에 달려 있다. 중진공은 발주서 기반의 대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여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포스코그룹 역시 협력사들이 정책 자금을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추천 시스템과 정보 공유 체계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민관의 긴밀한 공조가 뒷받침될 때만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라는 거센 파고를 넘어서는 강력한 방파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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