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제도를 전면 폐지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동의자 수 5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청원은 등록 8일 만에 성립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되어 공식적인 입법 논의 단계에 진입한다. 투자자들은 주식 등 전통 자산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적 기반 미비를 근거로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하는 민심이 국회 문턱을 넘어 공식적인 법안 심사대에 오르게 되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21일 오전 11시 23분경 성립 요건인 5만 명의 동의를 확보하며 마감 시한을 대폭 앞당겼다. 이는 지난 13일 청원이 공개된 이후 단 여드레 만에 거둔 결과로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시장의 거센 반발 기류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회법에 따라 공개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어 입법 타당성 검토를 거친다. 상임위는 해당 안건을 심사한 뒤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결과에 따라 내년 시행 예정인 과세안의 운명이 결정된다. 단순한 시행 유예를 넘어 폐지라는 강경한 목소리가 공식화됨에 따라 정치권의 입법 논의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청원인 민 모 씨는 주식 등 전통적 금융자산과의 형평성 문제를 폐지 요구의 핵심 근거로 내세웠다.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전통 자산에 대한 과세 완화 기조를 보이면서 가상자산에만 별도 과세를 강행하는 것은 조세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민 씨는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에 대해 과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하면서 가상자산에만 별도 과세를 강행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정책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했다.
가상자산 시장을 뒷받침할 제도적 인프라와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가 부재하다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과세 체계가 시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될 경우 투자자 보호보다는 세수 확보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청원인은 과세 시행에 앞서 시장 투명성 확보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피력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과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가상자산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한 소득 중 공제액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가상자산 투자 수익을 양도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여 과세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등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현저히 낮은 공제 한도와 높은 세율이 시장의 활력을 저해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기타소득 분류에 따른 결손금 이월 공제 불가 방침은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과 달리 손실을 다음 연도로 넘겨 이익에서 공제할 수 없어 특정 연도에 수익이 발생하면 과거의 손실과 관계없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러한 과세 구조는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을 무시한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었으나 이미 세 차례나 시행 시기가 미뤄진 전례가 있다. 과세에 필요한 행정적 전산 인프라 구축의 지연과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시기와의 형평성 논란이 유예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복된 유예 끝에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시장의 불신과 반발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거세진 양상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세 공평주의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이 무너질 경우 다른 자산 투자자와의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과세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과세 폐지라는 극단적 선택보다는 공제 한도 상향이나 시행 시기 재유예 등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규명하고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입법 노력이 과세 논의와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회의 최종 판단이 내년도 가상자산 시장의 자본 흐름과 투자 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