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공정위, 챗GPT·제미나이 독과점 정조준... AI 서비스 시장 전격 실태조사 착수

이성경 기자
공정위, 챗GPT·제미나이 독과점 정조준... AI 서비스 시장 전격 실태조사 착수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챗GPT와 제미나이 등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자들의 거래 실태와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전방위 조사에 돌입한다. 이번 조사는 AI 개발사 29곳과 제품 제공사 17곳을 대상으로 하며, 소수 거대 기업의 시장 집중으로 인한 경쟁 왜곡과 소비자 피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AI 서비스 시장의 거래 실태와 경쟁 상황을 정밀 분석하기 위해 'AI 서비스 시장 실태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조사는 급격히 팽창하는 AI 산업 내에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법치주의에 기반한 경쟁 원리를 적용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경쟁 당국은 이를 통해 독과점 심화에 따른 부작용을 면밀히 살피고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식별할 방침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2024년 진행된 AI 시장 전반 조사와 2025년 AI 인프라 중 데이터 분야 조사에 이어 실시되는 세 번째 기획 조사다. AI 기술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주요 제조 산업은 물론 웹브라우저와 소셜미디어 등 서비스 산업 전반에 깊숙이 침투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위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발맞춰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대중의 접근성은 높아졌으나 시장 내 소수 기업으로의 권력 집중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특히 AI 서비스를 활용한 허위·과장 광고 등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시장 감시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쟁 및 소비자 이슈를 선제적으로 분석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실태조사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총 2단계의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1단계 조사는 주요 AI 서비스 개발사 29곳과 AI 서비스를 탑재한 제품을 공급하는 17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AI 서비스 관련 거래 현황과 소비자 대상 제공 방식, 그리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경험 여부 등이 집중 분석 대상에 오른다.

조사 대상에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명단은 비공개에 부쳐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대상 회사명은 개별 기업의 경영 정보와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기업의 영업 비밀을 보호하면서도 시장 전체의 건전성을 점검하려는 신중한 행정적 태도로 풀이된다.

2단계 조사에서는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식 수준과 이용 행태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공급자 중심의 시장 분석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소비자의 시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기술 공급자와 일반 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합리적인 시장 규칙을 도출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당국의 조사가 자칫 신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하거나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AI 경쟁 환경에서 가해지는 행정적 조사가 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 의지를 꺾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규제가 시장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규제 당국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중장기적으로 AI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한 진입 장벽 구축이나 불공정 행위를 방치할 경우 시장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결국 소비자 편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은 시장 경제의 근간을 유지하는 필수 요건이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AI 시장의 경쟁 정책 방향을 담은 정책 보고서를 연내에 발간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수행하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한 신호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통해 AI 산업의 혁신을 장려하는 동시에 불공정 관행에는 엄정히 대처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향후 전개될 AI 서비스 시장의 경쟁 구도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큰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투명한 거래 관행을 확립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공정위는 시장의 자율적 정화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횡포에는 단호한 법 집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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