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경찰서가 소속 경찰관이 고소인인 사건을 직접 수사하며 내부 규칙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져 수사 공정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청 지침상 소속 공무원 관련 사건은 인접 경찰서로 배정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수사를 강행한 금산경찰서는 비판이 거세지자 뒤늦게 충남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송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는 일선 수사 현장의 법규 이해 부족과 사법 신뢰도 저하라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금산경찰서는 소속 경찰관이 민간인을 고소한 사건을 자서에서 직접 수사하다가 공정성 시비가 일자 사건을 충남경찰청으로 넘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수사 기관이 고소인과 한솥밥을 먹는 동료를 수사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했음에도 초기 대응 과정에서 이를 묵살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경찰 조직 내부의 기강 해이와 절차적 정당성 상실이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22일 전북 무주군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타구 사고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금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는 옆 홀에서 날아온 골프공에 가슴 부위를 맞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사고 발생 약 한 달 뒤인 3월 23일, 공을 친 B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자신의 소속 관서인 금산경찰서에 고소했다.
피고소인 B씨는 수사 초기부터 고소인이 현직 경찰관이며 해당 경찰서 소속이라는 점을 들어 수사 공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B씨는 관할 수사 기관의 변경을 요청하며 이의를 신청했으나 담당 수사관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당시 수사관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주소지 외에 제3의 인접 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수사관의 해명은 경찰청 내부 규칙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명백한 행정적 오류로 판명되었다. 경찰청 내부 규칙에 따르면 경찰관서 근무 공무원이 피의자나 피해자, 혹은 고소인인 모든 사건은 해당 소속 관서가 아닌 동일 법원 관할 내 인접 경찰관서로 배정하게 되어 있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료 경찰관에 대한 편향적 수사나 전관예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다.
금산경찰서 측은 사태가 커지자 내부 규칙 미숙지로 인한 업무적 착오가 있었음을 공식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규정 적용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공정성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 상급 기관인 충남경찰청과 협의하여 사건 이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선 경찰서의 수사 행정이 기본 지침조차 숙지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다.
사법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경찰 수사권 독립 이후 강조되어 온 수사 공정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분석한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경찰관이 당사자인 사건에서 소속 서가 수사를 맡는 것은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것과 다름없다"며 "내부 규칙은 단순한 권고 사항이 아니라 사법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실무자의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경찰 내부의 상호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소장 접수 단계부터 결재 라인에 있는 간부들이 해당 고소인이 자서 소속임을 인지했음에도 규정 위반을 잡아내지 못한 것은 조직적 묵인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법치주의의 근간인 형평성이 공권력 집행 기관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과도한 업무량과 복잡한 내부 지침으로 인해 실무상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동정론도 일부 존재한다. 모든 고소 사건마다 당사자의 신분을 일일이 대조하고 인접 서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소요가 발생하며, 이번 건 역시 고의적인 편파 수사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항변은 수사의 생명인 중립성을 담보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충남경찰청은 이송된 사건에 대해 기초 사실관계부터 다시 검토하여 수사의 객관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골프장 사고의 특성상 과실 여부를 가리는 데 있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만큼, 상급 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일선 경찰서의 내부 규칙 준수 여부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이번 이송 조치를 통해 실추된 수사 신뢰도를 회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단순히 사건을 넘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규정 위반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경위 파악과 책임자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사법 정의는 수사 기관의 철저한 자기 검열과 법규 준수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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