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가자지구 구호선 탑승 한국인 활동가 2명 나포 후 귀국... 여권 무효화 속 여행증명서로 입국

이겨례 기자
가자지구 구호선 탑승 한국인 활동가 2명 나포 후 귀국... 여권 무효화 속 여행증명서로 입국
©연합뉴스

 

가자지구행 국제 구호선단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한국인 활동가 2명이 석방되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에 항의하며 인도적 지원을 시도했으나 군사적 제재를 받았으며, 정부의 여권 반납 명령 위반으로 무효화된 여권 대신 임시 여행증명서를 사용해 입국 절차를 마쳤다. 40여 개국 활동가들이 참여한 이번 선단은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하다 전원 체포되는 등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우리 국민 2명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며 국내로 복귀했다. 활동가 김아현 씨와 김동현 씨는 이날 오전 6시 24분경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했다. 이들은 이달 초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지에서 출항한 대규모 국제 구호 선단에 합류하여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한 바 있다.

김아현 씨는 현지시간 19일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김동현 씨는 18일 키프로스 인근 해상에서 각각 이스라엘군에 의해 신병이 확보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해상 봉쇄 구역에 진입한 구호선을 강제로 나포하고 선원 및 활동가들을 구금 조치했다. 이후 국제 사회의 석방 요구와 외교적 협의 과정을 거쳐 나포 이틀 만인 지난 20일 최종적으로 석방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구호 작전에는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모인 활동가 약 430명이 참여했으며 선박 50여 척이 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물리적으로 돌파하고 고립된 주민들에게 긴급 구호품을 전달하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활동가들이 손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스라엘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김아현 씨의 경우 지난해 10월에도 동일한 성격의 항해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전력이 있어 정부의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어 왔다. 외교부는 안전상의 이유와 분쟁 지역 무단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 김 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으나 김 씨는 재항해를 위해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행정 처분을 통해 김 씨의 여권을 무효화했으며 이번 귀국은 일회성 여행증명서 발급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봉쇄가 테러 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무단으로 해상 봉쇄 구역에 진입하는 행위는 주권 침해이자 안보 질서를 위협하는 도발로 간주될 수 있다는 지적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구호 활동의 인도적 취지와 별개로 국가 간 교전 상황에서 민간인이 위험 지역에 진입하는 행위는 국가의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민간인의 평화적 항해를 군사력으로 저지하고 활동가를 구금하는 것은 명백한 반인도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고 구호 활동의 정당성을 알리는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함께 활동했던 한국계 미국인 조나단 빅토르 리 씨는 현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체류하며 다음 행보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가자지구 정세와 국제 사회의 구호 움직임에 따라 유사한 형태의 민간 충돌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되 불법적인 분쟁 지역 진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행정 조치를 지속할 방침이다. 국민들은 분쟁 지역 방문 시 정부의 권고 사항을 반드시 준수하고 예기치 못한 외교적 마찰이나 신변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민간 구호 활동의 자율성과 주권 국가의 봉쇄권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분석한다. 해상 봉쇄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국제 사회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민간인의 직접적인 개입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활동가들에 대한 행정적 계도를 강화하고 국제법적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에 귀국한 활동가들은 공항에서 별도의 공식 입장 발표 없이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내 체류 기간 동안 향후 활동 계획을 정리하고 국제 선단과의 연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당국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무효화된 여권을 소지한 채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민들에 대한 관리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정비할 계획이다.

결국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민간 차원의 봉쇄 돌파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사회는 단순한 구호품 전달을 넘어 근본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해법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우리 정부 역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면서도 국제 사회의 인도적 기여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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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구호선 탑승 한국인 활동가 2명 나포 후 귀국... 여권 무효화 속 여행증명서로 입국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