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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11% 폭등한 반도체 대장주, 1조원대 외인 매도세에 '숨고르기' 국면 진입

정휘 기자
전날 11% 폭등한 반도체 대장주, 1조원대 외인 매도세에 '숨고르기' 국면 진입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날의 기록적인 폭등세를 뒤로하고 장 초반 동반 약세를 보이며 일시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 2,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뉴욕 증시의 반도체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장주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해소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날의 8~11%대 급등세를 멈추고 하락 반전하며 시장의 숨고르기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전 9시 14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34% 밀린 29만 5,500원에 거래되며 심리적 저항선을 시험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역시 0.26% 하락한 193만 5,000원을 기록하며 소폭의 조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약세는 전날 기록된 이례적인 주가 폭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노사 간 임금협상 잠정 합의와 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8.51%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세와 맞물려 하루 만에 11.17%나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지수 하락의 결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 2,48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전날의 상승분을 일부 회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 906억 원과 1,711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내는 양상이다.

반도체 종목이 포진한 전기·전자 업종에서의 외국인 이탈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해당 업종에서 외국인은 1조 38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전체 매도세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대장주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은 9,321억 원, 기관은 908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뉴욕 증시의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이 독자적인 조정 행보를 걷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간밤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0.55% 상승하고 나스닥 지수가 0.09% 오르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완만한 오름세로 마감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8% 상승하며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으나 국내 시장의 단기 과열 양상이 이를 상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펀더멘털의 훼손이 아닌 기술적 조정의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날의 급등은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내부 노사 불확실성 제거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였다"며 "현재의 약세는 단기 수익을 확정 지으려는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는 향후 생산성 향상과 경영 안정화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 전쟁의 종전 기대감 또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며 반도체 수출 환경을 개선하는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러한 거시적 호재들이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시장은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찾기 위한 탐색기에 진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선 추세적 이탈일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의 회복 속도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가 하락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기술적 반등 이후의 지지선 구축 여부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반도체 주가는 외국인의 매도세 진정 여부와 글로벌 금리 향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기업의 실적 개선세와 대외 거시 경제 지표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당분간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 관점의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의 전반적인 흐름 역시 반도체 대형주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의 급등이 시장 전반의 온기를 불어넣었다면 오늘의 조정은 투자자들에게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는 시점이다.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적 우상향 곡선은 유효하나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약세는 건강한 조정의 범주 안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열된 시장의 열기를 식히고 매수 주체들 간의 손바꿈이 일어나는 과정은 주가의 안정적 흐름을 위해 필수적이다. 향후 발표될 기업별 세부 실적 지표가 주가의 추가 동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가 0.17% 상승 마감한 점도 국내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 자산 선호 심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주의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시장은 이제 차익 실현 이후의 새로운 매수 타점을 계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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