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남교육 수장 놓고 기초학력·특목고 격돌... 83억 재산 등 자질 공방 가열

이겨례 기자
경남교육 수장 놓고 기초학력·특목고 격돌... 83억 재산 등 자질 공방 가열
©연합뉴스

 

경남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권순기, 송영기, 오인태 후보가 기초학력 책임제와 특목고 신설 등 핵심 정책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후보들은 83억 원대 재산 형성과 논문 특혜 의혹, 학생기본수당 예산 확보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교육 현장의 재정 건전성과 공교육 정상화 해법에 대한 후보 간 시각차는 투표 전 유권자들의 핵심 판단 지표가 될 전망이다.

경남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TV 토론회에서 지역 교육 현안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MBC경남에서 생중계된 이번 토론회는 지지율 5% 이상의 후보들이 참석하여 기초학력 책임제와 특목고 신설 등 핵심 공약을 중심으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경남 교육이 직면한 학력 최하위권 탈출과 교권 회복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학력 향상을 위한 공교육 강화 방안에서 후보들은 기초학력 책임제의 실천 전략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송 후보는 초등 저학년의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 역량을 단계별로 보충하는 제도를 제안하며 수준별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는 해당 방안이 원론적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하며 독서 토론을 통해 학생들의 소통과 협업 능력을 기르는 것이 실질적인 학력 향상의 열쇠라고 반박했다.

특목고와 영재학교 신설 문제는 사교육 시장에 미칠 영향과 인재 유출 방지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며 토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권 후보는 일반고의 전반적인 학력 향상을 전제로 하되 우수한 학생들을 위한 과학고와 영재학교를 확대하여 지역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 후보는 이러한 정책이 특목고 입시 경쟁을 과열시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교육 예산의 효율적 사용과 대규모 시설 건립 공약에 대해서도 후보들 간의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송 후보는 권 후보가 제시한 롯데백화점 건물 인수 및 교육 복합센터 건립 공약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거대 사업이며 지자체와의 중복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교육청 소유의 숙박 및 문화 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며 중앙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학생기본수당 지급 공약은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현실적 벽 앞에서 집중적인 검증을 받았다. 오 후보는 송 후보의 월 10만 원 수당 공약이 연간 수천억 원의 예산을 필요로 하며 이는 경남 교육의 순수 교육활동비 전체와 맞먹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고교 1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지자체와의 협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재정적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후보자의 개인적 자질과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는 83억 원에 달하는 재산 형성 과정이 도마 위에 올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오 후보는 권 후보의 막대한 재산이 정당한 급여만으로는 모으기 힘든 수준이라며 재테크 비결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권 후보는 모든 세금을 투명하게 납부했으며 재산이 넉넉한 만큼 오히려 외부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응수했다.

자녀의 논문 작성 특혜 의혹과 정치적 지지 기반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며 토론회는 정책 대결을 넘어 인물 검증으로 확대되었다. 송 후보는 권 후보 자녀의 중고교 시절 논문 참여 논란을 지적했고 권 후보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며 방어에 주력했다. 반면 권 후보는 송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행사한 영향력을 문제 삼으며 특정 단체의 지지에 매몰된 후보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후보 간의 공방이 정책의 본질보다는 신상 털기나 정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교육 정책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보수적 시각과 전인적 성장을 우선시하는 진보적 가치가 충돌하면서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이러한 검증 과정이 교육감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대한 최소한의 자격 확인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오인태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공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재정의하며 교육 철학의 차이를 부각했다. 오 후보는 "공교육 정상화는 아이들 시험 성적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것"이라며 성적 중심의 경쟁 교육 시스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러한 발언은 학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경남도교육감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이번 TV 토론회는 각 후보의 정책 실현 의지와 자질을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었다. 유권자들은 학력 향상 방안, 교육 복지 예산의 적정성, 그리고 후보자의 청렴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최종 선택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발표될 각 후보의 세부 실행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이 경남 교육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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