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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낡은 규제' 수술대 오른다... 공정위, 스타벅스 사태 계기로 선불카드 환불 약관 전면 검토

정휘 기자
'20년 낡은 규제' 수술대 오른다... 공정위, 스타벅스 사태 계기로 선불카드 환불 약관 전면 검토
©연합뉴스

 

스타벅스코리아의 선불식 충전 카드 환불 규정을 둘러싼 소비자 권익 침해 논란이 확산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20년 넘게 유지된 표준약관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역사 비하 마케팅 논란으로 불매 운동이 일어난 스타벅스를 향해 조건 없는 잔액 전액 환불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현행법상 잔액의 60%를 사용해야만 환불이 가능한 규정이 소비자의 재산권과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이번 제도 개선 논의의 핵심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스타벅스코리아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소비자에게 충전 잔액을 조건 없이 전액 반환해야 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선불식 충전 카드의 불합리한 환불 규정과 관련 제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스타벅스의 최근 마케팅 문구가 특정 역사적 사건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발표되었다.

현행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에 따르면 소비자가 선불카드 잔액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충전 후 잔액의 60% 이상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과 전자금융거래법에 기반한 규정으로 오랜 기간 업계의 고착된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금액형 상품권의 경우 1만 원 초과 시 60%, 1만 원 이하 시 8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 반환이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왔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8일 진행한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담은 마케팅 활동에서 비롯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들이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역사 인식 부재를 비판하며 잔액 환불을 요구했으나 60% 사용 규정에 가로막혀 실질적인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았다.

소비자단체는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환불이 가능하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오프라인 중심 환불 절차가 매장 직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자에게는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전가한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융 환경이 고도화된 만큼 모바일 앱 등을 통한 즉각적인 환불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스타벅스 사태를 계기로 모바일 기프트권 등에 적용되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의 개정 방안을 공식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60% 이상 사용해야 환불하는 규정은 20년 이상 적용된 것이어서 이번 기회에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시대 변화에 뒤처진 규제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시장의 지적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되며 향후 약관 개정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정부는 환불 기준을 일괄적으로 하향 조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가 경제적 파급 효과를 경계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환불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소비 진작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 내부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자산의 유동성이 급격히 빠져나갈 경우 기업의 자금 운용 효율성이 저하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피해 가능성 역시 이번 약관 개정 논의에서 간과할 수 없는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스타벅스는 대부분 직영점으로 운영되지만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영세 자영업자인 가맹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본사의 마케팅 실책이나 운영 미숙으로 인한 대규모 환불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전가되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

공정위는 시장 질서의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본사 잘못으로 영세 자영업자가 손해를 보는 상황도 생길 수 있어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약관 문구 수정을 넘어 프랜차이즈 생태계 전반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향후 공정위의 약관 개정 결과에 따라 선불식 결제 수단 시장의 대대적인 제도적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권리 강화라는 명분과 기업의 경영 자율성 및 시장 효율성이라는 실리가 충돌하는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업계는 정부의 최종 가이드라인이 확정될 때까지 마케팅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불 시스템 보완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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