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 세계 벼논 온실가스 배출 60년 새 2배 폭증... 연간 11억t 달해

이성경 기자
전 세계 벼논 온실가스 배출 60년 새 2배 폭증... 연간 11억t 달해
©연합뉴스

 

지난 60년간 전 세계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두 배로 급증하며 연간 이산화탄소 환산량 기준 11억t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되다. 특히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강력한 메탄의 배출 증가가 기후 위기를 가속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다. 다만 물관리와 비료 효율화 등 농업 방식을 개선할 경우 식량 생산량을 유지하면서도 배출량을 10% 이상 감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다.

전 세계 벼 재배지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총량이 지난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 2배 증가하며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한친 톈 교수팀은 1961년부터 2020년까지의 전 세계 벼 재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11억t(이산화탄소 환산량 기준)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하다. 이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재배 면적의 급격한 확대와 집약화된 농업 방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되다.

아프리카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재배 면적의 팽창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일차적 원인으로 분석되다. 전 세계 연간 벼 재배 면적은 2015년 약 1억 6,082만㏊에서 2024년 1억 7,248만㏊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2024년 재배 면적이 1,620만㏊를 기록하며 1961년 대비 7배나 폭증하여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 중심지로 부상하다.

수확 후 남은 볏짚 등 작물 잔재물을 물이 찬 논에 그대로 되돌려 넣는 농법이 메탄 생성을 촉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다. 쌀은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의 주식이지만, 논의 침수된 토양에서 유기물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유발 효과가 훨씬 강력하다는 특징을 가지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러한 잔재물 환원 방식이 확산하면서 메탄 배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위해 2만 1,000건 이상의 현장 관측 자료를 학습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과 생태계 모델을 결합하여 정밀한 데이터를 도출하다. 메탄뿐만 아니라 아산화질소와 토양 탄소 변화 등 벼 재배와 관련된 모든 주요 온실가스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기후에 미치는 전체 영향을 규명하다. 이는 단일 가스 분석을 넘어 농업 시스템 전반의 기후 기여도를 파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권위를 확보하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한친 톈 교수는 "연구 목표는 메탄만이 아니라 모든 주요 온실가스를 함께 고려해 벼 재배 시스템이 기후에 미치는 전체 영향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감축 경로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하다. 톈 교수는 단순히 생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관리 체계를 도입하여 환경 부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언하다.

실질적인 감축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물관리 최적화와 질소 비료 이용 효율 개선을 통해 수확량 손실 없이도 배출량의 10%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다. 수확 후 논에 투입하는 볏짚의 양을 조절하고 비료 사용의 정밀도를 높이는 방식은 농민들이 즉각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다. 이러한 공학적 접근은 기후 목표 달성과 식량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실효적 해법이 되다.

공동 저자인 수전 판 교수는 "이런 방법은 농민들이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확장 가능한 해법"이라며 "농업 부문이 메탄 감축 등 단기적 기후 목표 달성에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하다. 이는 규제 중심의 환경 정책에서 벗어나 기술적 보완을 통한 시장 친화적 탄소 감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다.

현재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세계 159개국이 참여한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최소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벼 재배 과정에서의 메탄 관리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히다. 국제 사회의 탄소 중립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농업 부문의 자발적인 공정 개선은 국가 경쟁력 유지의 필수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다만 농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관리 방식의 도입이 추가적인 노동력 투입이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다. 기계적 중립 관점에서 볼 때, 소규모 농가가 대다수인 개발도상국에서 정밀한 물관리와 비료 제어를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술 보급을 위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과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다.

향후 전 세계 농업 정책은 생산성 지표를 넘어 탄소 효율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벼 재배 시스템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글로벌 식량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경제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농가와 정부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 농법을 수용하여 저탄소 농업 구조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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