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 리얼 제너럴 이쿼티스(ARE)는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1.30% 폭락한 40.41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가 급락은 회사가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연간 운영자금(FFO)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직후 발생했다. 시장은 그동안 경기 방어주로 평가받던 생명공학 리츠가 직면한 실질적인 펀더멘털의 균열에 주목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회사가 발표한 지표에 따르면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공실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생명공학 스타트업들의 벤처캐피털(VC) 자금 조달이 위축되면서 신규 임대 계약 체결 속도가 현저히 둔화된 결과다. 기존 테넌트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임대 면적을 축소하거나 갱신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도 실적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리츠 기업의 고유한 리스크인 자본 조달 비용 상승 문제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알렉산드리아 리얼티는 대규모 연구 시설 확충을 위해 부채 비중을 높여왔으나, 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나며 배당 가능 이익이 잠식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자산 가치 재평가 과정에서 보유 부동산의 장부가액이 하락한 점 역시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요인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 속에서 생명공학 특화 시설이라는 희소성마저 퇴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과잉 공급된 랩(Lab) 공간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임대료 협상 주도권이 임대인에서 임차인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적 흐름을 넘어 생명공학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조정기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골드만삭스의 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생명공학 리츠의 황금기는 지나갔으며, 이제는 테넌트의 질적 수준과 현금 흐름의 안정성을 냉정하게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자본 시장의 경색이 풀리지 않는 한 연구용 부동산의 공실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폭락이 과도하다는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알렉산드리아 리얼티가 보유한 자산의 90% 이상이 초우량 등급의 '메가 캠퍼스'에 집중되어 있어 장기적인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논리다. 대형 제약사들의 R&D 투자가 지속되는 한 핵심 요지의 연구 시설 수요는 결국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40달러 선은 심리적 저항선이자 중요한 지지 구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이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지난 2020년 팬데믹 초기 수준인 38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등을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가시화되거나 바이오 섹터로의 자금 유입이 확인되어야 한다.
향후 주가 흐름의 관건은 하반기 예정된 대규모 임대차 계약 갱신의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 회사가 제시한 비용 절감 대책과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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