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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신고해도 D등급 정당" 법원, 아동학대 어린이집 엄격 처분 유지

이겨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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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사실을 직접 경찰에 신고했더라도 해당 시설에 최하위 평가 등급을 부여한 행정 처분은 적법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은 행정 지침보다 상위 법령인 영유아보육법의 법적 구속력이 우선하며, 아동학대 발생 사실 자체가 처분의 절대적 근거가 된다고 판단했다.

어린이집 운영자가 보육교사의 비위 행위를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했더라도 행정상의 평가 불이익을 피할 수 없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재확인됐다. 서울고법 행정4-1부(박연욱 이광만 문광섭 부장판사)는 경기도 내 어린이집 원장 A씨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어린이집 평가등급 최하위 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은 아동 복지라는 공익적 가치가 운영자의 자발적 정화 노력이라는 개별적 사정보다 우선한다는 법치주의적 원칙을 명확히 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2년 11월 학부모의 제보를 받은 원장 A씨가 소속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경찰에 자진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운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협조했으나, 이듬해 5월 관할 당국은 영유아보육법에 근거해 해당 어린이집의 평가 등급을 최하위인 D등급으로 강등했다. A씨는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원장이 학대 사실을 은폐하지 않고 성실히 조사에 임했음에도 가혹한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 일탈이자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소송 과정에서 쟁점은 보건복지부의 내부 지침인 보육사업안내 규정과 상위 법령인 영유아보육법 사이의 충돌 여부로 압축됐다. A씨는 2024년도 보육사업안내 지침에 명시된 '성실한 조사 협조 시 처분 감경 및 면제 가능' 규정을 근거로 처분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지침이 상위 법령의 구체적인 위임 없이 작성되었으며, 법률이 규정한 '아동학대 발생 시 등급 조정' 원칙을 넘어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행정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위해 상위 법령의 엄격한 적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판결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1심 재판부는 "복지부 지침은 상위 법령의 위임 없이 규정된 데다 내용 또한 법령에 반하므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행정부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을 차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러한 원심의 법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아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교육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아동학대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시설 운영자의 관리 감독 책임을 강조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아동학대가 발생했기 때문에 처분이 이뤄진 것이지 신고 행위 자체를 처벌한 것이 아니라는 법원의 논리는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익 신고자 보호 논리보다 영유아의 안전권 확보라는 법익이 시장 질서와 교육 환경 유지에 더 결정적인 요소임을 시사한다.

원고인 A씨가 주장한 공익 신고에 따른 불이익 금지 원칙도 이번 사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재판부는 아동학대 발생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하는 이상,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법에 정해진 등급 조정 절차를 밟는 것이 행정청의 의무라고 보았다. 이는 어린이집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 원장의 관리 책임이 신고라는 사후 조치만으로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했으며 최종적인 법리 해석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교육부로 사무가 이관된 이후 처음으로 내려진 주요 판결인 만큼 향후 보육 시설 평가 체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보육 현장에서는 자진 신고 유인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나, 법원은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한 원칙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전국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대응 매뉴얼과 행정 처분 기준이 재정립될 전망이다. 시설 운영자들은 보육교사의 일탈 행위가 곧 시설 전체의 평가 하락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사전 예방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하위 지침과 상위 법령 간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정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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