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독립 영종구' 첫 수장 향한 3파전 격돌…공항 통합 저지 및 교통망 확충이 승부처

이겨례 기자
'독립 영종구' 첫 수장 향한 3파전 격돌…공항 통합 저지 및 교통망 확충이 승부처
©연합뉴스

 

인천 중구에서 분리되어 오는 7월 출범하는 영종구의 초대 구청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손화정, 국민의힘 김정헌, 조국혁신당 안광호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인구 13만 6,725명에 달하는 거대 신설 자치구의 행정 기틀을 잡는 중차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항 운영사 통합에 반대하며 지역 특화 발전을 약속하고 나섰다.

영종도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독자적인 행정 구역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과거 배를 타고 접근해야 했던 섬은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그리고 올해 1월 개통한 청라하늘대교를 통해 육지와의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인구 유입 가속화로 지난달 기준 거주 인구가 13만 명을 넘어서면서 행정 수요가 폭증한 점이 이번 분구의 핵심 배경이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될 초대 영종구청장은 신설 구의 행정 조직을 정비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손화정 후보와 현직 중구청장인 김정헌 후보, 그리고 인천시 공무원 출신인 안광호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되었다. 각 후보는 행정 경험과 전문성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영종구의 정치적 지형은 특정 정당의 우세를 단정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후보들의 긴장감이 높다. 영종구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12% 수준으로 낮아 젊은 층의 투표 성향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1대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으나, 2022년 중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다수 지역에서 승리한 바 있어 표심의 유동성이 크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 공항 운영사 간의 통합 문제다. 지역 주민들은 공항 통합이 영종도의 핵심 자산인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세 명의 후보 모두 공항 통합에 대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주민 여론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화정 후보는 영종국제도시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무 중심의 행정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손 후보는 영종역과 운서역에서 영종하늘도시를 잇는 직행버스 도입과 천원 택시 운영 등 대중교통 마스터플랜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녀는 "성장 잠재력이 큰 영종은 이제 이름값에 걸맞은 행정이 필요하다"며 출범 100일 이내의 가시적인 성과 도출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정헌 후보는 현직 중구청장으로서의 행정 연속성과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구정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항공정비(MRO) 산업단지와 도심항공교통(UAM) 클러스터의 조기 안착을 통해 영종을 첨단 항공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영종이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없음을 지적하며 이미 추진 중인 대규모 사업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안광호 후보는 인천시 항공과장과 인천경제청 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의 전문성을 무기로 삼고 있다. 안 후보는 지역 화폐인 '영종e음 경제플랫폼' 구축과 용유·운북 지역의 장기 미개발 사업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공항 경제권 혁신 밸리 구축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민들의 정주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구가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나, 초기 행정 비용 발생과 조직 안착 과정에서의 혼란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신설 자치구로서 재정 자립도를 확보하고 기존 중구와의 자산 분할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하는 것이 초대 구청장의 정치적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보수적 관점에서는 불필요한 행정 비대화를 경계하고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 기조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영종구는 공항이라는 국가 기반 시설을 품고 있어 중앙 정부와의 협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후보들의 정책 실행력을 강조했다. 유권자들은 공항 통합 반대라는 공통된 명분 속에서 누가 더 실질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과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실현할 수 있을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결국 초대 구청장의 성패는 영종을 단순한 배후 도시가 아닌 자족형 국제도시로 변모시킬 구체적 로드맵에 달려 있다.

영종구의 출범은 인천의 행정 지도를 바꾸는 역사적 사건이며,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수십 년간 영종의 발전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6월 3일 치러질 투표 결과에 따라 영종은 동북아 물류 거점 혹은 글로벌 관광 특구로서의 도약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는 취임과 동시에 7월 구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13만 구민의 기대를 현실로 바꾸어야 하는 엄중한 책무를 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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