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일제히 종교계 표심 공략에 나선 가운데, 현금 지원 정책의 위법성 논란과 과거 행적을 둘러싼 치열한 비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사찰을 찾아 화합을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150억 원 규모의 지원금 살포 의혹과 세월호 참사를 활용한 정치적 마케팅 논란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인천 지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행보가 부처님오신날이라는 종교적 함의를 넘어선 치열한 정치적 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인천 미추홀구 수도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을 방문해 봉축법요식에 참석하며 불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아기 부처를 씻기는 관불의식에 참여하며 지역 사회의 안녕과 통합을 기원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선거 캠프 간의 신경전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대립했다.
박찬대 후보는 미추홀구 수도사에서 시작해 황룡사와 수미정사를 잇따라 방문하며 불교계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향탕수를 올리는 관불의식에 참여하며 경건한 태도로 불심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현장에서 "부처님의 자비와 화합의 가치는 갈등과 대립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가르침"이라며 상생과 공존의 정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역시 인천불교회관과 수도사, 흥륜사, 수미정사를 차례로 방문하며 주지 스님들과 지역 발전을 위한 덕담을 나누었다. 유 후보는 수도사 봉축법요식에서 시민 화합을 위한 불교계의 역할을 강조하며 집권 여당 후보로서의 무게감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인천의 도약과 시민 화합을 위해 불교계가 정신적 중심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스님들의 가르침을 행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종교적 화합의 메시지와는 대조적으로 양측은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법적·도덕적 공방을 멈추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은 유 후보가 현직 시장 신분을 유지하며 30만 명에게 총 150억 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생활안정지원금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집행하여 표를 매수하려는 행위라는 것이 박 후보 측의 주장이며, 이에 대해 선관위의 엄중한 판단과 조사를 강력히 촉구했다.
유 후보 측은 박 후보의 과거 세월호 참사 추모 행태를 문제 삼으며 '참사 마케팅'이라는 프레임으로 강력하게 맞받아쳤다. 박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일 오후 4시 16분에 알람을 맞춰 추모한다는 사실을 홍보하는 행위는 비극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위선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 측은 이를 '패션 추모'라고 명명하며 유가족과 국민의 슬픔을 선거에 이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네거티브 공방이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부처님오신날이라는 상징적인 날에 벌어진 극심한 비방전은 이번 인천시장 선거가 정책 대결보다는 진영 간의 도덕성 타격전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법치와 시장 질서를 강조하는 보수층과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진보층 사이에서 이러한 논란은 막판 표심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3지대 세력인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는 사찰 방문 대신 인천 중구의 주요 거점을 돌며 바닥 민심을 훑는 차별화된 전략을 선택했다. 이 후보는 연안여객터미널과 연안부두 어시장, 차이나타운, 신포시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순회하며 시민들과 직접 접촉했다. 그는 거대 양당의 비방전을 비판하며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 해결을 위한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향후 인천시장 선거는 유정복 후보의 지원금 지급 계획에 대한 선관위의 유권해석 결과와 박찬대 후보의 추모 행위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지속적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50억 원 규모의 재정 집행이 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선거 판도를 뒤흔들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유권자들은 사찰에서 보여준 후보들의 자비로운 모습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셈법과 법적 정당성을 엄중히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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