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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소득파악 RTI로 ‘신청주의 복지’ 종말… AI가 위기가구 먼저 찾는다

이겨례 기자
실시간 소득파악 RTI로 ‘신청주의 복지’ 종말… AI가 위기가구 먼저 찾는다
©연합뉴스

 

정부가 구축 중인 실시간 소득 파악(RTI) 체계가 복지 행정의 패러다임을 '신청주의'에서 '선제적 지원'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RTI는 소득 감소를 즉각 포착해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굴함으로써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조세 및 사회보험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기술적 토대가 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미 1만 8천여 명의 사각지대 거주자를 찾아낸 성과는 데이터 기반 행정의 실효성을 입증한다.

RTI 체계의 복지 행정 도입은 소득 변동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복지 수급의 누락과 부정수급을 동시에 방지하는 고도의 효율성을 지향한다. 기존의 복지 시스템은 수혜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지원이 이루어지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정보 취약계층이 소외되는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실시간 데이터 연계는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행정 혁신의 출발점이다.

영국의 사례는 실시간 소득 정보가 노동 시장의 유연화와 비정형 노동 증가에 대응하는 유효한 수단임을 증명한다. 영국은 지난 2013년 사업주가 임금 지급 시점에 국세청에 실시간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RTI 시스템을 도입하여 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징수 체계를 개편하였다. 이를 통해 영국 당국은 노동자의 매월 소득 변동을 즉각 파악하여 사회안전망의 정밀도를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 국세청 역시 2021년부터 월 단위 RTI 체계를 구축하며 상시 근로자부터 플랫폼 노동자까지 포괄하는 데이터 인프라를 확장해 왔다. 이 시스템은 소득 발생 즉시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그동안 파악이 어려웠던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의 소득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한다. 축적된 데이터는 단순한 징수 목적을 넘어 복지 급여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결정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실시간 소득 파악의 기술적 완성도는 자영업자와 근로자 간의 형평성을 담보하는 '조정소득' 산정 방식의 고도화에 달려 있다. 정규직 근로자들은 자신의 소득이 투명하게 노출되는 반면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은 낮다는 불신을 가져왔으며, 이는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업종별 조정률을 정교화하여 실제 사업소득을 실시간으로 도출하는 것은 '유리 지갑'의 불신을 해소하고 공정한 사회보험료 부담 체계를 구축하는 필수 과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현수 연구위원은 "향후 세법개정안을 통해 2020년 9월부터 추진해 온 RTI 체계를 상시 근로자까지 포함해 조기에 완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 위원은 자영업자의 상가 임차료 실시간 신고 제도화를 통해 임대소득 파악률을 높이고 필수 경비를 제외한 정교한 소득 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데이터 인프라가 완비되어야만 자영업자와 근로자가 공정하게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분석한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복지행정 AX(AI 대전환)'는 국세청의 RTI 데이터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e음'의 연계를 통해 실현된다. 정부는 생성형 AI 기반의 복지 상담 서비스를 도입하고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여 국민이 복지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연 2회 소득과 재산을 주기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RTI 데이터가 연동되면 AI 에이전트가 매월 소득 자료를 분석해 수급 가능성이 있는 급여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안내하게 된다.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안내 체계는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동의 한 번으로 자동 지급까지 완료하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당시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노정된 실시간 데이터 부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다. 정교한 데이터는 특정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공유하여 전방위로 활용해야 할 국가 전략 자산이다.

실시간 소득 정보의 광범위한 연계와 활용은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오남용이라는 법적·윤리적 과제를 수반한다. 국가가 개인의 소득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데이터 유출 시 발생할 사회적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라는 공익적 가치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엄격한 보안 장치와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향후 RTI 체계는 단순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넘어 국가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데이터를 통한 정밀한 타겟팅 지원은 한정된 복지 예산의 낭비를 막고 필요한 곳에 자원을 집중하는 시장 지향적 효율성을 가능케 한다. 법치와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행정은 대한민국 복지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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