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아동이 일상적인 한국어 소통에는 능숙하나 교과 수업을 이해하는 학문적 언어 습득에 실패하며 심각한 교육 격차를 겪고 있다. 2021년 기준 이주배경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은 40.5%로 전체 학생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며, 학업 중단율 역시 2.05%로 일반 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주배경학생들이 공교육 현장에서 직면한 언어적 장벽이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학업 성취도와 최종 진로 결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이민행정학회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일상적인 한국어 구사 능력과 별개로 교과서의 추상적 어휘와 복잡한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학습언어'의 결핍이 구조적 문제로 부상했다. 이러한 학습언어 부족은 학업 부진을 고착화하고 고등교육으로의 진입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로 작용한다.
교육 현장의 통계 지표는 이주배경아동이 겪는 교육 불평등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1년 조사 결과 이주배경 고교생의 학업 중단율은 2.05%를 기록하며 전체 학생 평균인 1.55%를 유의미하게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학 진학률에서 나타나는 격차는 더욱 심각하여, 전체 학생의 진학률이 71.5%에 달하는 반면 이주배경 학생은 40.5%에 그치며 사회적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현행 이주배경학생 지원 제도의 핵심인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 교육(KSL) 과정이 가진 태생적 한계가 이러한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의 KSL 프로그램은 입국 초기 적응을 위한 생활 한국어 습득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실제 교과 수업을 소화하기 위한 학문적 역량을 배양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현행 체계가 이주배경아동의 언어 능력을 단순히 일상 대화 가능 여부로만 판단하여 필요한 학습 지원을 적기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이민행정학회 논문은 "이주배경아동이 공교육 내에서 겪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선 학습언어의 부족"이라고 명시하며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학습언어의 부재가 개인의 자질 문제를 넘어 공교육 시스템의 지원 미비에서 비롯된 구조적 결함임을 분명히 했다. 추상적 개념과 전문 용어를 다루는 고학년 교과 과정으로 진입할수록 이러한 언어적 결손은 극복하기 어려운 학업 차이로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5 다문화청소년 종단연구' 결과 역시 이주배경아동의 학교 적응 과정에서 누적되는 언어 부담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어 학습 지원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 등장하는 논리적 서술 방식이나 고차원적 어휘를 이해하는 능력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입국 초기의 단기적 지원을 넘어 학생의 성장 단계와 진로 경로를 고려한 장기적인 학문적 언어 지원 체계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교육의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일반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한정된 교육 예산을 특정 집단에 우선 배정하는 것이 교육 자원의 공정한 분배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이들의 학업 이탈이 초래할 장기적인 사회적 비용과 국가 인적 자원 손실을 고려할 때 선제적인 교육 투자가 경제적으로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반박한다.
이주배경 인구가 급증하는 인구 구조의 변화 속에서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단순한 언어 보조 차원을 넘어 교과 학습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학문적 한국어 교육 과정을 정규 교육 체계 내에 안착시키는 제도적 혁신이 요구된다. 이주배경아동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잠재력을 사장당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경쟁력 있는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학습권 보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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