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국면, 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하며 시장 안정세

윤근일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며 국내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일제히 하락 마감하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2bp 하락한 연 3.664%를 기록하며 시장의 금리 하방 압력을 증명하다. 국제유가 급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화가 채권 매수 심리를 자극하며 금융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양상을 보이다.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접점이 마련되면서 국내 채권시장은 장기물과 단기물을 가리지 않고 강세장을 연출하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 3.664%로 내려앉은 가운데 10년물 금리 역시 전날보다 5.5bp 하락한 연 4.073%로 장을 마치다. 시장은 전쟁 종료 가능성이 가져올 인플레이션 둔화 효과에 주목하며 선제적인 매수 대응에 나서다.

단기물과 초장기물 시장에서도 금리 하락세는 뚜렷하게 관측되다. 2년물 금리는 6.0bp 내린 연 3.527%, 5년물은 6.2bp 하락한 연 3.901%를 기록하며 중단기 금리 안정화를 주도하다. 20년물(연 4.147%)과 30년물(연 4.110%) 등 장기 지표물 또한 각각 5.3bp와 4.2bp 하락하며 금리 곡선의 하향 평준화를 뒷받침하다.

초장기물인 50년물 금리는 연 3.954%로 4.4bp 하락하며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여전함을 시사하다. 1년물 국고채 금리는 1.7bp 내린 연 3.144%로 마감하여 단기 자금 시장의 숨통을 틔우다. 통안증권 2년물과 회사채(무보증 3년 AA-) 금리 역시 각각 5.1bp, 6.6bp 하락하며 시장 전반의 조달 비용 하락으로 이어지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폭락은 이번 금리 하락의 결정적인 트리거로 작용하다. 사실상 봉쇄 상태였던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가능성이 제기되자 브렌트유 선물은 7.15% 급락한 배럴당 96.14달러에 거래되다. 이는 이달 들어 최대 낙폭이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또한 6.51% 하락한 90.31달러를 기록하며 에너지 발 물가 상승 우려를 불식시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며 금리 하락을 견인하다. 외국인은 3년물 국고채를 6,563계약, 10년물을 3,188계약 순매수하며 한국 채권의 안전 자산 가치를 높게 평가하다. 이러한 공격적인 매수세는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제거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완화를 반영하다.

외환 시장에서의 원화 강세 또한 채권 시장의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내린 1,504.3원에 마감하며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하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익 기대감을 높여 국내 자본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하락이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장 반응이라고 분석하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완화로 인한 기대로 국제유가가 90달러 선으로 하락한 점이 국고채 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다"고 진단하다. 이는 에너지 수급 안정화가 거시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국제유가가 80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잠재적 위협으로 남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국내 금리만 독자적으로 하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다.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종전 협상의 실질적인 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다. 실제 평화 협정이 체결되고 에너지 수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금리 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글로벌 교역로의 안정성이 국내 금융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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