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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개정안 시험대 오른 한국타이어... 하청노조 "원청 교섭 책임 인정하라" 촉구

이성경 기자
노조법 개정안 시험대 오른 한국타이어... 하청노조
©연합뉴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청인 한국타이어의 교섭 책임을 인정하는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노동 조건을 결정하는 주체가 원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법적 사용자성 인정을 통한 직접 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안은 작년 8월 통과된 노조법 개정안의 실질적 효력을 가늠하는 제조업계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한국타이어사내하청지회는 정부대전청사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의 교섭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한국타이어가 사내하청 노동자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사실이 명백하다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의 전향적인 판단을 요청했다. 이는 이날 예정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심문 회의를 앞두고 원청에 대한 법적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은 노동조합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교섭을 요구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공고하지 않을 때 취하는 법정 절차다. 현행 제도하에서 사용자가 공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공고할 경우 노조는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권리를 가진다. 노조는 이번 심문을 통해 한국타이어가 하청 노동자의 직접적인 교섭 대상임을 공식적으로 확인받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분쟁의 핵심 배경에는 2025년 8월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 개정안이 자리 잡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을 사용자로 간주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노조는 이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국타이어가 더 이상 협력업체 뒤에 숨어 교섭 의무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측은 그동안 사내 협력업체가 채용과 징계, 임금 지급 등 인사 노무 전반을 독립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을 들어 교섭 요구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노조는 생산 공정의 밀접성과 업무 지시 체계를 고려할 때 원청이 노동 조건을 결정하는 실질적 주체라고 단언했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실질적인 노동조건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하며 원청의 직접 교섭 응낙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적으로 원청 법인인 한국타이어에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반복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국타이어 측은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답변이나 교섭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원청의 이러한 무대응이 헌법상 보장된 노동 3권을 침해하는 행위이자 개정된 법률에 따른 법적 책임 회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영계 일각에서는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가 산업 생태계의 혼란과 노사 관계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청 업체와의 계약 관계를 넘어 원청이 모든 하청 노조와 직접 교섭할 경우 경영 효율성이 저하되고 법적 분쟁이 폭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칙 중심의 법 집행과 시장 질서 유지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번 지노위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시정 명령 여부는 향후 타 제조업계의 사내하청 교섭 관행에도 막대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노위가 노조의 신청을 인용할 경우 원청 기업들의 교섭 부담은 급격히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신청이 기각될 경우 노조법 개정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노사 간의 법리적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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