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글로벌 건설 경기 둔화 우려에 직면한 오티스 월드와이드, 서비스 부문 방어에도 소폭 하락 마감

정휘 기자
어제 미장 리뷰

오티스 월드와이드 (OTIS)는 26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글로벌 인프라 투자 위축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며 77.36달러로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0.15% 밀려난 이번 종가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신규 건축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향방과 이에 따른 건설 자본 비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접근을 이어갔다. 본질적인 기업 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단기적인 거시 지표 악화가 매수세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유지보수 및 수리 서비스 부문은 이번 하락세 속에서도 실적의 하방을 지지하는 견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오티스는 전 세계 설치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매달 안정적인 반복 매출(Recurring Revenue)을 창출하고 있다. 신규 장비 판매가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서비스 부문은 필수적인 안전 점검과 노후 교체 수요 덕분에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자산 경량화(Asset-light) 전략은 경기 하강 국면에서 오티스가 타 제조 기업 대비 높은 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게 하는 핵심 동력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부채 위기는 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시장을 공략해온 오티스에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중국 내 주요 개발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신규 수주 프로젝트의 착공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비록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으나 실질적인 건설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해당 지역의 거시 경제 지표 변화는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다.

미국 내 고금리 환경의 지속은 상업용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 상승과 맞물려 신규 설비 투자를 저해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자본 조달 비용의 상승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오티스의 백로그(수주 잔고)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특히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도심 오피스 수요 감소는 장기적으로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오티스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주거용 시장이나 리모델링 시장으로 얼마나 빠르게 사업 비중을 전환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보수적인 시장 분석가들은 현재 오티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치 대비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고평가 논란을 제기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장 모멘텀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변동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이 서비스 부문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펀더멘털은 견고하지만 외부 환경의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오티스의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면서도 신규 수주 부진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월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오티스는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업종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기업 중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신규 장비 부문의 성장 촉매제가 부재한 상황에서는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크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성 개선이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지을 기술적 지지선은 75달러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이곳에서 강한 저가 매수세의 유입 여부가 중요하다. 만약 거시 경제 지표가 추가로 악화되어 75달러 선이 무너질 경우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될 수 있으나 강력한 배당 정책이 하락 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반면 상단 저항선은 80달러 부근으로 분석되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의 회복 신호나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 발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다가오는 실적 발표에서 서비스 부문의 마진율 변화와 디지털 솔루션인 '오티스 원(Otis ONE)'의 채택률 확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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