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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끌어올린 코스피 8,400선…'쏠림'과 '금통위' 사이의 변동성 장세

윤근일 기자
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끌어올린 코스피 8,400선…'쏠림'과 '금통위' 사이의 변동성 장세
©연합뉴스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효과에 힘입어 장 중 8,400선을 돌파하는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으로의 극심한 자금 쏠림 속에 외국인은 1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으며, 시장의 눈은 이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으로 향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대형주를 겨냥한 파생 상품의 대거 등장으로 변동성이 극대화되며 전 거래일 대비 181.19포인트(2.25%) 상승한 8,228.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2.42% 오른 8,242.12로 개장한 뒤 장 중 한때 5.09% 폭등한 8,457.09까지 치솟으며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급격한 지수 상승에 따라 개장 직후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은 이례적인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폭발적인 지수 견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동시에 상장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해당 상품들의 하루 합산 거래대금은 10조 4,071억 원에 달했으며, 합산 시가총액은 4조 9,937억 원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ETF로 유입된 막대한 자금은 해당 현물 주식과 주식 선물에 대한 강한 매수세로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52주 신고가 경신을 이끌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금이 레버리지 ETF로 유입됨에 따라 해당 종목의 현물 주식과 주식 선물을 추가 매수하면서 수급 유입 효과가 나타나 코스피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반도체 중심의 수급 쏠림은 유가증권시장 내 다른 업종들의 소외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실제로 이날 시장에서는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보다 11배 이상 많은 기형적인 장세가 펼쳐졌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034억 원과 1,896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한 반면 외국인은 장 막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4,597억 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로써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오전 중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이 오후 들어 매도세로 전환함에 따라 코스피는 오전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마감했다.

해외 시장의 온기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배경을 제공했으나 반도체 업종 내 차익 실현 매물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으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64% 상승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반도체 종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현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오히려 1.36% 하락하는 엇박자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배럴당 90달러 선 아래로 급락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5.6% 내린 88.68달러에 마감하며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4.5% 선 아래로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왔으나, 원/달러 환율은 역외 시장에서 1,500.60원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의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업종 간 수익률 격차 해소 과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약세와 국내 반도체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이 중첩됨에 따라 지수 상단이 제한된 채 업종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수 자체의 상승보다는 소외되었던 업종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금일 오전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매파적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국내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느 기관의 전망치를 대입해도 올해와 내년 물가는 한국은행의 안정적 흐름 판단 상단인 2.1%를 상회한다"며 금리 동결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으로서는 물가 외에 그 어떤 것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금통위의 메시지가 매파적 강도를 높일 경우 단기 급등한 증시에는 차익 실현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종합적으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목에 의존한 불안정한 상승 구조를 노출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가 유발한 수급의 힘은 강력하나 외국인의 지속적인 이탈과 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에게 경계감을 요구한다. 향후 증시는 반도체 업황의 실질적인 실적 뒷받침 여부와 통화 정책의 향방에 따라 8,400선 안착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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