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세계 최대 유전 서비스 기업 슐룸베르거, 국제 시추 수요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 마감

윤근일 기자
어제 미장 리뷰

슐룸베르거 (SLB)는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결과 전 거래일보다 0.42달러 오른 55.65달러를 기록하며 강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거시 경제 지표의 불확실성과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보합권에 머물렀으나, 오후 들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확대 전망이 구체화되면서 매수세가 점진적으로 유입되었다. 특히 시추 효율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솔루션 부문의 매출 기여도가 전 분기 대비 유의미하게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적극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산업의 기술적 패러다임 변화는 슐룸베르거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과거 단순한 시추 장비 대여와 인력 지원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유정 최적화 플랫폼인 '델피(Delfi)'를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저유가 국면이나 경기 둔화 시기에도 고객사들이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슐룸베르거의 지능형 서비스를 선택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있으며, 이는 동종 업계 내에서 차별화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근간이 된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지정학적 구도 변화 역시 슐룸베르거에게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중요한 배경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와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 등 주요 국영 석유 기업들이 증산을 위한 해양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해외 부문 매출 비중이 80%를 상회하는 슐룸베르거의 포트폴리오가 전략적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가이아나와 나미비아 등 신흥 심해 유전 개발 프로젝트에서의 독점적 지위는 북미 셰일 가스 시장의 완만한 성장 둔화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의 성장 잠재력을 제공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슐룸베르거의 재무 건전성 강화와 주주 환원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이다. 골드만삭스의 에너지 섹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슐룸베르거는 단순한 유전 서비스 기업을 넘어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강력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향후 배당 확대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자본 집약적 산업군 내에서 드문 현금 동원력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화석 연료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 감소 우려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가능성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정책 강화로 인해 글로벌 대형 석유 기업(IOC)들이 장기 프로젝트 예산을 축소하거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경우, 슐룸베르거의 핵심 수주 잔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5년 평균치와 비교해 다소 높은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가치 투자 성향의 보수적 투자자들에게는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슐룸베르거의 주가 흐름은 국제 유가의 70달러선 안착 여부와 차기 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될 경영진의 가이던스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는 52달러 부근에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되어 있으며, 전고점인 60달러 돌파를 위해서는 중동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대형 계약 체결 소식이나 디지털 부문의 가파른 매출 성장이 확인되어야 한다. 또한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 여부도 해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이 회사의 환차익 실적과 연결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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