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무역보험공사, 해외 진출 중소기업 금융 장벽 허문다… 국내은행 전용 특별상품 전격 도입

이성경 기자
무역보험공사, 해외 진출 중소기업 금융 장벽 허문다… 국내은행 전용 특별상품 전격 도입
©연합뉴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국내 중소·중견기업 해외 법인의 고질적인 자금조달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은행 전용 특별 금융 상품을 전격 출시했다. 이번 조치는 외국계 은행이 주도해 온 해외 여신 시장의 주도권을 국내 금융기관으로 이전하고, 현지 법인의 자금난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목적을 둔다. 전자제품 제조사인 신성델타테크 태국 법인이 3,000만 달러 규모의 운전 자금을 확보하며 이번 상품의 1호 지원 대상으로 확정됐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8일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국내은행 전용 해외사업금융보험 특별상품'을 공식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기업의 사업 규모나 신용도 문제로 인해 현지 금융권 이용에 한계를 느꼈던 우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자금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구조를 국내 은행과 연계하여 최적화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무보는 이번 상품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 영토를 확장하는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은 현지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은행의 높은 문턱에 가로막혀 왔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엄격한 신용 평가 잣대와 과도한 담보 요구를 통해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들의 접근을 사실상 차단해 온 측면이 크다. 이러한 금융 환경은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적기에 투자를 집행하거나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데 심각한 저해 요소로 작용해 왔다. 무보는 이러한 시장의 불균형을 타파하고 법치와 시장 효율성에 기반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

신성델타테크 태국 법인은 이번 특별상품 출시와 동시에 총 3,000만 달러 규모의 운전 자금을 공급받는 첫 번째 수혜 기업이 됐다. 가전 부품 등 전자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해당 법인은 이번 금융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라인 가동과 동남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 중견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대규모 자금을 국내 은행과의 공조를 통해 적기에 조달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자금 조달의 안정성이 확보됨에 따라 해당 기업의 현지 사업 확장 속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이번 상품 출시가 국내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결과임을 명확히 짚었다. 장 사장은 "해외 현지법인이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추세"라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국내은행과 밀착 공조를 통해 해외진출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며 공적 금융의 역할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발언은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기업과 은행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망 한계와 리스크 관리 역량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증 위주의 지원 방식이 자칫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보는 철저한 기업 심사와 금융기관 간의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통해 잠재적인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망한 기업을 선별하여 지원함으로써 금융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꾀하고 있다.

향후 무보는 이번 특별상품을 필두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영토 확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해 자금 흐름에 타격을 입은 기업들에게 맞춤형 금융 패키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국가 수출 경쟁력 제고라는 거시적 목표와도 궤를 같이한다. 무보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대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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