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급발진' 주장 기각한 법원, 부산 인도 돌진 2명 사상 70대 운전자에 금고 3년 실형 선고

이겨례 기자
'급발진' 주장 기각한 법원, 부산 인도 돌진 2명 사상 70대 운전자에 금고 3년 실형 선고
©연합뉴스

 

부산 수영구에서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을 사상케 한 7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금고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한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을 배제하고, 운전자의 페달 조작 과실을 사고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판결은 고령 운전자의 안전 관리 책임과 기계적 결함 주장에 대한 엄격한 증명 책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이범용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70대 여성 A씨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달리 수형자를 교도소에 수용하나 강제 노역은 부과하지 않는 형벌로, 주로 과실범에게 선고되는 처벌이다. 재판부는 사고의 결과가 매우 참혹하고 피고인의 과실 정도가 무겁다는 점을 고려하여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8일 오후 4시 12분경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벤츠 승용차를 운행하던 A씨는 갑자기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하여 보행자 2명과 인근에 있던 푸드트럭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길을 걷던 70대 보행자 1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다른 보행자 1명은 전치 불상의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사고 직후 피고인 A씨는 차량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제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급발진 사고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차량이 가속되었다는 주장에 따라 수사 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차량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그러나 국과수의 감정 결과 차량의 제동 계통이나 엔진 제어 시스템에서 어떠한 기계적 결함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과학적 감정 결과를 토대로 피고인의 급발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운전자의 조작 미숙을 사고 원인으로 확정했다. 이범용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A씨가 차량 충돌사고 발생으로 당황했다고 하더라도 페달 조작은 운전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침착하게 대응했더라면 사고를 충분히 방지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피고인의 과실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피해자 유가족들의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피고인에 대한 엄벌 탄원 역시 이번 양형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과실을 강하게 비판하며 법정 최고 수준의 처벌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 역시 무고한 시민이 인도를 걷다가 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안전망 파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일부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양형의 유리한 요소로 참작했다. A씨는 피해자 중 1명과는 합의에 이르렀으며,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 등 합의되지 않은 측을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법원에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피고인이 과거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도 형량을 정하는 데 고려되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급발진을 주장하는 교통사고 재판에서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강화하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 판사는 "운전자는 돌발 상황에서도 페달을 정확히 조작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피해 유족과 가족이 겪는 고통은 어떠한 것으로도 보상받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계적 결함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이 운전자에게 귀속됨을 명확히 한 것이다.

향후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사회적 논의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고령 운전자에 의한 인도 돌진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운전 면허 반납 제도 실효성 제고 및 안전 장치 장착 의무화 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원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과실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한편,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법적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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