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2차 파급 효과’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내놓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안정 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거시경제적 대응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의 고물가 상황이 임금과 서비스 가격으로 전이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통화 정책의 최우선 과제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가 국내 물가 상승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현재의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했다.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확대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대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물가 상방 압력을 통화 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으로 다루었다.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경우 국내 생산자 물가는 즉각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은은 이러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 단순히 일회성 충격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의 가격 인상 심리를 자극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은 에너지 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유가 상승은 운송비와 제조 원가 상승을 초래하며 이는 결국 최종 소비재 가격으로 전가되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 물가 안정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물가 관리의 기술적 측면보다 구조적 확산 방지에 무게를 두었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2차 파급 효과의 발생 여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입 물가 상승이 근원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차 파급 효과란 에너지나 식료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나아가 임금 인상 요구로 이어지며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은은 현재 국내 물가 구조가 이러한 전이 과정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한 한국 시장의 특성상 한번 오른 물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통화 당국은 시장 질서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원칙에 입각한 금리 운용과 유동성 관리를 지속할 방침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한 번 꺾이지 않으면 향후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 보수적인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시장 경제 체제에서 물가 안정은 가계의 실질 소득을 보호하고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기초 토대가 된다.
국내 가계 부채 문제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것은 중앙은행의 설립 목적과 궤를 같이한다. 물가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고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한은은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 기조를 유지하며 대외 리스크가 국내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통로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내수 위축과 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나치게 엄격한 물가 관리가 경제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기계적 중립성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물가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은 성장은 모래성 위에 쌓은 성과와 같다며 정책 우선순위를 재확인했다.
향후 통화 정책의 향방은 중동 사태의 전개 속도와 이에 따른 국제 유가의 추이에 달려 있다. 한은은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국내외 금융 시장의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당분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합리적인 소비 행태를 유지하고 경제 지표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물가 안정의 성패는 정부의 재정 정책과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얼마나 조화롭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비용 상승분을 흡수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국가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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