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를 국적이나 번호로 부르는 비인격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대규모 캠페인이 광주에서 열렸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는 노동 존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름이 새겨진 안전모를 배포하며 실질적인 인식 개선 활동에 나섰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는 광주교통공사 대회의실에서 '이주노동자 노동 존중 캠페인 인 광주'를 개최하고 현장 인권 의식 고취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산업 현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비인격적 대우를 근절하고 외국인 인력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캠페인에는 광주노동권익센터와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지역 내 주요 지원 단체 관계자와 이주노동자 100여 명이 참석해 뜻을 모았다.
노동 현장에서 이주노동자의 고유한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단순한 호칭의 변화를 넘어 인격체로서의 존중을 의미한다. 그동안 많은 건설 및 제조 현장에서는 이주노동자를 이름 대신 국적이나 임의로 부여된 번호로 부르는 관행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방식은 노동자의 자존감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현장 내 의사소통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지역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개인의 이름이 명확히 새겨진 안전모를 직접 전달한 것이다. 스리랑카와 태국, 미얀마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이 담긴 안전 장구를 지급받으며 노동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안전모에 새겨진 이름은 단순한 식별 표식을 넘어 현장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남 지역에서는 이미 이와 유사한 형태의 인권 보호 조치가 선제적으로 시행되며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남노동권익센터는 지난해 1월부터 이주노동자의 이름과 '이름을 불러주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스티커를 제작하여 보급해 왔다. 해당 스티커는 안전모와 작업복에 부착되어 현장 관리자 및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작은 변화가 산업 재해 예방과 직결되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분석한다. 윤영대 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현장에서는 이름 대신 '야'나 '이봐' 같은 비인격적 호칭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식 개선 사업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동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캠페인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호칭을 바꾸는 것에 머물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보건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국내 노동 시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유입되는 외국인 인력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효율적인 시장 관리 전략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잦은 인력 교체와 언어 장벽으로 인해 개별 노동자의 이름을 모두 관리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중소 규모의 현장에서는 관리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매번 안전모나 작업복에 이름을 표기하는 것이 행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적 측면보다 인권 존중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사고 예방의 가치가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향후 광주전남 지역의 노동 단체들은 이번 캠페인을 기점으로 외국인 근로자 인권 보호를 위한 민관 협의체 구성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산업 현장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표준화된 인권 가이드라인을 보급할 계획이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노동 환경 조성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 환경 구축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받을 때 산업 현장의 안전과 효율성도 동시에 확보될 수 있다. 광주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전국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어 선진적인 노동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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