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광주전남 1분기 대출 3조원 육박... 기업 금융 수요가 지역 여신 증가세 주도

윤근일 기자
광주전남 1분기 대출 3조원 육박... 기업 금융 수요가 지역 여신 증가세 주도
©연합뉴스

 

광주전남 지역의 1분기 금융권 대출금이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예금은행 대출금은 1조 6,997억 원 늘어나며 전분기 대비 증가 폭을 확대했고, 비은행권 대출 역시 1조 2,724억 원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기업들이 운영 자금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가계 대출은 업권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지역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광주전남 지역 금융기관의 1분기 여신 규모가 기업 자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금은행 대출금은 총 1조 6,997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증가액인 1조 2,553억 원을 상당 부분 상회하는 수치로, 지역 내 자금 조달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시사한다. 특히 기업 대출이 전체 성장을 견인하며 실물 경제의 자금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업 대출은 예금은행 여신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전분기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1분기 중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증가액은 1조 4,901억 원으로, 전분기 기록했던 9,059억 원에 비해 증가 폭이 대폭 확대됐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설비 투자나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권 문턱을 넘은 결과로 풀이된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전략이 대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은 전분기보다 증가세가 둔화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1분기 가계 대출 증가액은 1,974억 원에 그쳐, 전분기 기록한 3,188억 원보다 그 규모가 축소됐다. 이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민간 소비 주체들의 차입 수요가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 대출 전반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은행권의 여신 구조는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양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 역시 1조 2,724억 원 증가하며 전분기 증가액인 4,82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상호금융과 신용협동조합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지역 금융 시장의 여신 팽창이 가속화됐다. 특히 전분기 647억 원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협동조합 대출이 2,606억 원 증가로 전환된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상호금고 또한 8,031억 원의 증가를 기록하며 전분기 증가폭인 3,168억 원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비은행권에서도 기업 대출의 약진은 두드러졌으나 가계 대출의 증가세가 은행권보다 훨씬 가팔랐다. 비은행권 기업 대출은 5,601억 원 늘어나며 전분기 1,914억 원 대비 증가 폭을 세 배가량 키웠다. 동시에 가계 대출은 전분기 1,075억 원 증가에서 1분기 6,808억 원 증가로 폭증하며 서민 경제의 자금 압박을 여실히 드러냈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으로 대출 수요가 전이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수신 시장에서는 예금은행과 비은행권의 명암이 엇갈리며 자금 이동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분기 예금은행 수신금은 6,720억 원 증가하며 전분기 1조 9,438억 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회귀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수신금은 3,712억 원 감소하며 전분기 9,273억 원 증가에서 감소세로 급격히 전환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여수신 동향이 지역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대출의 급격한 증가는 운영 자금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비은행권 가계 대출의 폭증은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부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금 공급이 기업에 쏠리고 가계는 고금리 비은행권으로 내몰리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지역 중소기업 및 서민 금융에 대한 정교한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출 증가가 지역 경기 회복을 위한 선제적 투자의 결과라는 낙관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업들이 신규 사업 확장이나 시설 현대화를 위해 대출을 늘린 것이라면, 이는 향후 지역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예금은행 수신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지역 내 가용 유동성이 금융 시스템 내부로 안정적으로 흡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의 부채 증가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으며 경제 활력의 증거라고 주장한다.

향후 광주전남 지역 금융 시장은 금리 경로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도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기업 대출의 높은 비중은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질 경우 지역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신이 감소한 비은행권의 경우 유동성 확보와 대출 건전성 유지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당국과 지역 금융기관은 대출 총량 관리와 더불어 한계 차주에 대한 선제적인 연체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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