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란산 미사일 피격 HMM 나무호 수리 본격화, 사상 첫 전쟁보험 특약 적용 유력

이성경 기자
이란산 미사일 피격 HMM 나무호 수리 본격화, 사상 첫 전쟁보험 특약 적용 유력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산 대함 미사일에 피격된 HMM 나무호가 중동 최대 조선소에서 두 달간의 복구 작업에 돌입한다. 이번 사건은 미·이란 갈등으로 인한 국내 선박의 첫 전쟁보험 특약 적용 사례가 될 전망이며,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보상 한도가 설정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는 수거된 미사일 잔해 분석을 통해 공격 주체를 사실상 이란으로 확정하고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HMM 나무호가 중동 최대 규모의 수리 시설인 '드라이독 월드 두바이'에서 선체 복구를 위한 본격적인 공정에 들어간다. 해운업계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HMM은 현지 부품 조달 경로를 확보하고 구체적인 수리 일정을 확정하였으며, 선체 정상화까지는 최소 2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리 결정은 피격 직후 불투명했던 부품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급물살을 탔으며, 선박의 안전한 복귀를 위한 정밀 진단이 병행될 예정이다.

정부 합동 조사 결과 나무호의 선체 하단에는 폭 5m, 깊이 7m에 달하는 거대한 파공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은 미상 비행체의 직접적인 타격에 의한 것이며, 이는 민간 선박에 대한 명백한 공격 행위로 규정되었다. 외교부가 공개한 사진 자료에 따르면 선박의 강철 외벽이 내부로 크게 함몰되어 폭발의 충격이 상당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조사단이 현장에서 수거한 비행체 엔진과 탄두, 폭약 잔해는 공격 주체를 규명하는 결정적 증거로 활용되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탄두의 형태와 기체 잔해물의 색상, 제조사 TEM 각인 등을 토대로 기술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특정 국가의 무기 체계를 공격 수단으로 공식 지목한 사례로, 향후 외교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피격 사건은 국내 해운 및 보험업계에 사상 첫 전쟁보험 특약 적용이라는 전례를 남길 것으로 관측된다. HMM 나무호는 현대해상,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국내 5개 주요 손해보험사를 통해 선박보험과 전쟁보험 특약에 가입된 상태다. 정부가 타격 주체를 사실상 이란으로 명시함에 따라 전쟁보험 요건이 충족되었으며, 이는 미·이란 분쟁 사태와 관련한 최초의 보험 지급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 보상 한도는 전손 기준 최대 1,00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으나 실제 보상액은 수리 비용과 기간에 따라 유동적이다. 수리 조선소의 작업 난이도와 현지 인건비, 부품 단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최종 손해액이 산정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중동 지역을 통과하는 국내 선박들의 보험료율 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리 기간 중 선박에 잔류하는 선원들의 안전과 교대 작업도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무호에 승선했던 한국인 6명과 외국인 18명 등 총 24명의 선원 가운데 본인 의사를 밝힌 한국인 1명과 외국인 2명은 이미 하선을 완료하고 교대 인력과 임무를 바꿨다. 나머지 선원들은 수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현지에서 선박 유지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복귀를 준비할 계획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및 LNG 수송의 핵심 요충지로, 이곳에서의 민간 선박 피격은 해상 운송 비용 상승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의 신속한 조사 결과 발표와 HMM의 기민한 수리 대응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해운 질서의 효율성과 법치주의 관점에서 볼 때 민간 선박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은 엄중히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국제 해사 기구와 관련 국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해상의 항행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해역을 통과하는 선사들의 자구책 마련과 정부 차원의 호송 지원 검토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HMM 나무호의 수리 경과와 보험금 지급 절차는 국내 해운업계의 위기 대응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달여의 수리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HMM과 보험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정부 역시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의 안전 항로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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