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정책의 무게중심을 기존 보호 중심에서 성장 촉진으로 전격 전환하고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1,186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한 중소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고도화된 평가 기준을 전면 도입한다. 이는 시장 효율성과 기업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정 철학을 중소기업 생태계에 본격 이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중소기업 정책의 우선순위를 보호에서 성장으로 전격 교체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데 부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지원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여 집중 육성하겠다는 시장 중심의 정책 전환을 의미한다.
성장 촉진을 위한 신규 투자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와 투자를 배정하는 방식을 전체적인 정책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를 뒷받침할 평가 기준 고도화 작업은 올해 시범 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시행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추고 있다.
정책 기조의 변화가 성장 일변도의 위험성을 내포하지 않도록 기업별 맞춤형 분류 체계도 동시에 가동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보호가 병행되어야 하는 기업, 그리고 사회 안전망이 최우선인 기업을 데이터 기반으로 세분화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1인 여성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 집단을 그룹화하여 분야별로 차별화된 안전망을 구축하는 작업이 병행된다.
창업 기업이 시장에 조기 안착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탄탄한 생태계 조성에도 정책적 역량을 투입한다. 현장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겪는 예상치 못한 경영 위기와 폐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보강한다.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이른바 '데스밸리'를 극복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과 창업 초기 기업을 위한 안전망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대기업의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에 따른 인력 쏠림 현상은 중소기업 생태계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지목되었다. 한 장관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보상 체계 강화가 중소기업의 우수 인력 확보에 심각한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에 따른 새로운 보상 체계를 설계해 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중소기업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정책 전환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186억 달러(약 178조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으며, 올해 1분기 역시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뷰티와 식품 등 소비재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 시장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소상공인의 위기감을 고려한 상생 방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허용과 심야 영업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상정된 것과 관련하여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보완하는 것이 중기부의 핵심 역할임을 강조했다. 시장의 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골목상권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교한 보완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사회적 책임과 메시지 관리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특정 브랜드에 대한 불매 움직임 등은 기업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 의식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기업의 일탈이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직결되는 만큼 상생 경영과 농산물 판로 확대 등 실질적인 사회적 기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성장 중심의 정책 전환이 자칫 영세 기업에 대한 보호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효율성만을 강조할 경우 자생력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시장에서 조기에 퇴출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성장에 방점을 두되 안전망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기업군을 별도로 관리하여 정책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중소기업 정책은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타격 지원과 비수도권 중심의 인프라 확충으로 요약될 전망이다. 수출 품목의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내실 있는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중기부의 최종 목표다. 시장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정책 기조의 안착 여부가 향후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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