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8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장기 호황을 예고했다.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HBM 중심의 생산 구조 개편으로 인해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로 인해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 KB증권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00만 원에서 380만 원으로 26.7%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전날 종가인 228만 9,000원 대비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존재함을 시사하며,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고객사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극심한 수급 불균형 상태를 보이고 있다. 2분기 기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D램과 낸드 가격은 시장의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내년 메모리 수급 상황은 올해보다 공급 부족 현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 추정치도 대폭 상향 조정되며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77조 3,100억 원에서 280조 2,950억 원으로 1.1% 올렸다. 이어 2027년 영업이익은 직전 전망치 대비 6% 상향한 454조 2,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며 가파른 수익성 개선을 예고했다.
에이전틱 AI의 급격한 확산은 반도체 산업의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1년간 AI 토큰 사용량이 7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규 설비 투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만 집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범용 메모리의 신규 공급은 사실상 공정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해져 시장 전체의 공급 총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연간 1,0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AI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며 핵심 자산인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은 메모리 원가 비중이 이전 모델인 블랙웰 대비 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SK하이닉스와 같은 선도적인 메모리 제조사에게 전례 없는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의 물리적 한계와 투자 집중 현상은 공급 부족 국면을 장기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28년까지 최소 2년간 공급이 수요를 밑도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규 증설이 HBM에 편중되면서 기존 범용 제품의 생산 라인이 위축되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효과가 오히려 가격 지지력을 강화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과 IT 기기 소비 위축에 따른 위험 요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AI 서버 수요는 견조하지만 스마트폰이나 PC 등 전통적인 전방 산업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전체 메모리 출하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한 급격한 설비 투자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기계적 중립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현재의 반도체 업황을 장거리 레이스인 마라톤의 초기 단계로 정의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본부장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마라톤에 비유하면 지금은 겨우 5km 지점을 통과한 단계에 불과하다"며 "실적 상향과 밸류에이션 상승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주가 상승의 본격적인 레이스는 이제 막 시작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의 세계 최초 양산 등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희소 전략 자산이 된 메모리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한 만큼, 향후 실적 발표 때마다 주가 재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변동성보다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장기화와 그에 따른 구조적 성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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