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소문 고가 붕괴 책임 규명 착수, 경찰 서울시·흥화건설 등 7곳 11시간 압수수색

이겨례 기자
서소문 고가 붕괴 책임 규명 착수, 경찰 서울시·흥화건설 등 7곳 11시간 압수수색
©연합뉴스

 

경찰이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서울시와 시공사 등 7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고용노동부는 11시간에 걸친 강제수사를 통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발주처인 서울시의 관리 감독 부실 여부와 원·하청 업체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26년 5월 29일 진행된 이번 압수수색은 사고 발생 이후 수사 당국이 본격적인 강제 수사 절차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경찰과 노동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11시간 동안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와 시공사인 흥화건설 본사 등지를 집중 수색했다. 수사팀은 철거 공사와 관련된 내부 문건과 안전 관리 일지 등 대량의 증거물을 확보하여 분석에 들어갔다. 이번 수사는 대형 인명 피해를 야기한 사회적 참사에 대해 법치주의 원칙에 의거한 엄정 책임을 묻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수사 인력은 경찰 33명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20명 등 총 53명의 대규모 인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내 철거 사업 담당 부서인 토목부를 비롯해 원청과 하청업체의 임원실까지 수색 범위를 넓혔다. 특히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작업 지시 체계와 안전 점검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사 현장의 물리적 결함뿐만 아니라 행정적 과실 여부까지 낱낱이 파헤칠 계획이다.

시공사인 흥화건설에 투입된 수사관들은 총무부와 토목부, 그리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상주하는 임원실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공법의 적절성이나 예산 절감을 위한 무리한 공기 단축 시도가 있었는지가 주요 확인 대상이다. 수사 당국은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안전 관리 체계를 실질적으로 감독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가 공공의 안전보다 우선시되었는지에 대한 시장 질서 차원의 검증도 함께 이루어질 전망이다.

서울시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사고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담당 직원의 부재로 인해 자료 확보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이번 붕괴 사고로 인해 중상을 입고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현장 수사관들이 필요한 문서를 식별하는 데 혼선을 겪었다. 경찰은 누락된 자료를 보완하기 위해 관계자들의 진술을 청취하고 추가적인 데이터 복구 작업을 검토 중이다. 행정 공백이 수사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보완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세 가지 항목이다. 원청업체인 흥화건설과 하청업체는 이미 이 세 가지 혐의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발견된 위법 사항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의무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처벌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발주처인 서울시는 현재까지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나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여지가 남아 있다. 경찰은 서울시가 공사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했거나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즉시 입건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압수수색 직후 입장문을 통해 발주기관으로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공 기관이라 할지라도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엄중함을 강조하며 사고 원인 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된 자료를 정밀 분석하여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할 방침이다"라며 "추가 압수수색 여부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현장 과실을 넘어 구조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의 붕괴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발주처인 서울시에 대한 수사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 발주자가 시공 과정의 모든 세부 사항을 통제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법조계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범위가 발주처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해 법리적 쟁점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계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수사 당국은 법리에 근거한 명확한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경찰은 금일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정밀 분석이 끝나는 대로 업체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수사 결과는 향후 대형 공공 발주 공사의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수사 당국이 내놓을 최종 결과 발표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철저한 팩트 확인과 법리 검토를 통해 사고의 진상이 규명되어야만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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