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음성 18층 아파트 5개 층 연쇄 방화한 20대 입주민, "운동 중" 거짓말하다 CCTV에 덜미

이겨례 기자
음성 18층 아파트 5개 층 연쇄 방화한 20대 입주민,
©연합뉴스

 

충북 음성군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5개 층에 걸쳐 불을 지른 20대 입주민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목격자 행세를 하며 직접 신고까지 했으나,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 증거 앞에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충북 음성경찰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내 여러 층을 돌며 고의로 불을 지른 20대 남성 A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피의자 A씨는 18층 규모의 아파트 건물 내 5개 층을 오가며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방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 증거와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범행은 29일 오후 7시 20분경 충북 음성군 음성읍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으며 A씨는 휴대용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불길은 아파트 내 5개 층에 걸쳐 광범위하게 번졌으며 다수의 주민이 거주하는 야간 시간대에 발생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위중한 상황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특정 장소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층을 이동하며 연쇄적으로 방화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주로 세대 입구에 놓인 종이 박스와 계단 층계참에 비치된 의자 등 가연성 물질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아파트 복도와 계단은 화재 발생 시 주민들의 주요 대피로로 활용되는 공용 공간이기에 이곳에 불을 지른 행위는 공공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범죄로 간주된다. 다행히 불길은 크게 번지지 않았으나 자칫 건물 전체로 화마가 확산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일부 불은 자연적으로 소멸하거나 주민들에 의해 자체 진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방화 혐의자 A씨를 포함한 주민 3명이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흡입하여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고층 아파트 특성상 연기 확산은 주민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인이다.

피의자 A씨는 범행 직후 다른 주민 B씨가 불을 끄는 현장에 나타나 마치 사건과 무관한 목격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기행을 보였다. 그는 B씨의 요청을 받고 직접 소방당국에 화재 발생 사실을 신고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다. 이러한 행동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경찰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A씨는 경찰과 소방 관계자에게 "계단에서 운동을 하던 중 불을 발견했다"며 허위 진술을 늘어놓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파트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전수 조사하여 A씨의 수상한 동선과 범행 장면을 확인하고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의 끈질긴 추궁과 영상 증거 제시 끝에 A씨는 결국 자신이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시인하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현주건조물방화죄는 사람이 거주하거나 사용하는 건물에 불을 지르는 행위로 공공의 위험을 초래하는 중범죄에 해당하여 엄벌이 불가피하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 가구가 밀집한 공동주택에서의 방화는 무고한 인명 피해를 대량으로 초래할 수 있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적 범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신문하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의 휘발성과 위험성을 고려해 구속 수사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며 조만간 관할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 수사 관계자는 "피의자가 초기에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객관적인 영상 증거 앞에서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A씨의 평소 생활 태도와 범행에 영향을 미친 심리적 요인 등을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일각에서는 피의자가 직접 신고를 하고 진화 작업에 일부 협조했다는 점을 들어 참작의 여지가 있는지 논의될 수 있으나 방화 행위 자체의 위험성이 이를 압도한다는 평가다. 범행 후의 자발적 신고가 형량 감경 사유인 자수나 반성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법원의 엄격한 법리 해석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피의자의 진술 번복 과정과 범행의 고의성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동주택 내 복도나 계단 등 공용 공간에 적치된 인화성 물질에 대한 관리 감독과 주민들의 경각심이 더욱 요구된다. 아파트 관리 주체는 화재 취약 지점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주민들은 의심스러운 거동을 보이는 인물에 대해 즉각적인 신고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여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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